3월, 목성과 금성, 달과 금성, 달과 화성이 서쪽으로 기우는 겨울철 별자리의 1등성 별들과 함께 다채로운 하늘 잔치를 벌인다.

3월 2일 저녁 8시 목성과 금성이 달 지름 가량의 거리인 0.5도까지 다가서면서 하나의 행성처럼 보이게 된다. 2월부터 다가서기 시작한 목성과 금성은 3월 2일 밤 하나가 된 뒤 서로 멀어지며, 서쪽 하늘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주를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목성과 금성의 경주에 이어, 3월 24일 해가 진 초저녁 얇고 가느다란 달이 금성에 다가선다. 24일 저녁 7시 28분 월령 2.8일의 초승달이 금성에 0.9도까지 가까이 다가서며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24일 밤, 달을 카메라로 담거나 쌍안경이나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달의 어두운 부분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반달 모양으로 변해가는 금성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달의 밝은 부분은 태양빛을 반사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달빛의 세기가 강하지 않은 초승달 무렵에는 지구에서 반사된 빛이 달을 비추는 지구조(地球照, Earthlight) 현상으로 태양빛이 닿지 않는 달의 어두운 부분이 보인다.

이어 3월 28일 밤이 깊어지면 달이 화성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28일 밤 10시 16분 달이 화성에 2.5도까지 다가서면서 서쪽으로 기울어지는 겨울철 별자리들과 함께 밤하늘의 신비를 더한다.

행성과 달이 보여주는 하늘 잔치와 함께 3월 한 달 해가 진 뒤에는 겨울철 별자리를 보기 좋다. 혹한에도 하늘을 밝히던 1등성의 밝은 별들은 동쪽 하늘로 떠오른 봄철 별자리에 자리를 내어주며 빠르게 서쪽으로 기운다.

서쪽 하늘에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오리온자리가 있다. 오리온자리에서는 오리온의 허리띠를 이루는 3개 별 알니탁(Alniltak), 알닐람(Alnilam), 민타카(Mintaka)와 오리온 대성운을 볼 수 있다. 오리온의 발밑에는 토끼자리도 있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와 큰개자리 시리우스, 작은개자리 프로키온을 연결하면 겨울철 대삼각형이 그려진다. 베텔기우스를 가운데 두고, 큰개자리 시리우스와 작은개자리 프로키온, 쌍둥이자리 폴룩스, 마차부자리 카펠라, 황소자리 알데바란, 오리온자리 리겔을 이으면 겨울철 육각형(겨울철 다이아몬드)이 된다.

밤하늘 수많은 별 가운데 1등성으로 분류되는 별은 21개이다. 이 가운데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1등성 별은 15개가 있고, 남반구에서 볼 수 있는 1등성 별은 6개가 있다.

1등성의 밝은 별들 가운데 7개는 겨울철 별자리에서 볼 수 있다. 봄철 별자리에서는 3개(목동자리 아크투르스, 처녀자리 스피카, 사자자리 레굴루스)의 1등성 별이 하늘을 밝힌다.

여름철에는 1등성 별 5개(거문고자리 베가, 독수리자리 알타이르, 백조자리 데네브, 전갈자리 안타레스, 남쪽물고기자리 포말하우트)가 여름철 별자리를 이루며, 밤하늘 길잡이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청명한 날이 이어지는 계절인 가을철 별자리에는 1등성의 밝은 별이 없다.

남반구에서 볼 수 있는 1등성의 별들은 용골자리의 카노푸스, 켄타우루스자리의 알파 센타우리, 하다르, 에리다누스자리의 아케르나르, 남십자자리의 아크룩스, 베크룩스이다. 남반구의 1등성 가운데 노인성으로 불리는 카노프스는 남해안의 높은 곳이나 제주도 등에서 밝은 겨울철 별자리가 머리 위로 올 무렵 맑은 밤하늘을 만나면 수평선(지평선) 근처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