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읽고 쓰는 군위 양육자 모임 첫 모임 진행
격월간〈민들레〉 145호 ‘학생 수 감소와 교육의 미래’ 함께 읽고 의견 나눠
매월 첫째 주 금요일 격월간〈민들레〉함께 읽기 진행 예정
독일의 ‘녹서’와 같은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 필요성에 공감

 

 

지난 3월 10일 군위읍 정스터디에서 다섯 명의 양육자가 모여, 격월간<민들레> 145호에 실린 글 ‘학생 수 감소와 교육의 미래(홍인기)’를 함께 읽었다.

정부가 공식 통계로 사용하는 중간 정도의 시나리오(중위 추계)로 계산해도 2032년이 되면 2021년 초등학생 수의 54% 수준으로 줄어든다. 270만 명이던 초등학생이 140만 명이 되는 것이다. (위의 글, 76쪽)

여러 통계를 활용하여 꼼꼼하게 지표의 변화를 분석한 홍인기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인구 감소가 피부에 확 와닿아서,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싶고 힘이 빠졌다.

전교생 40명이 안 되는 작은 학교에 세 아이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의 학교에 학생 수를 늘리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수의 감소가 이토록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통계로 확인하니, 2학년인 막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부터 떠오른다.

학교 운영에 비용이 많이 들 테니, 교육행정의 효율상 학교를 통폐합한다 해도 일개 양육자는 할 말이 없다. 아이가 졸업 전에 통폐합이라는 사건은 겪는다 해도, 그 일을 아이와 함께 잘 겪어 나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학교 양육자로 살아본 지난 7년의 경험에서 좋은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런 경험들을 나눌 수는 없는지, 인구 감소 상황에서 대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여러 질문이 올라왔다.

그중 하나만 말해보자면, 우리 집 아이 중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어 ADHD 진단을 받은 아이가 있다. 아이의 어려움을 발견하고 병원 진단을 받는 과정에 담임 선생님의 관찰과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19 시기였지만 소규모 학교라 정규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아이를 지속해서 보실 수 있었고, 이를 빠르게 양육자인 나에게 알려주셨기에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 인근 지역으로 매주 인지치료를 다니는 동안에도 담임 선생님께서 여러모로 배려를 해주셨고, 학급의 친구들도 그 상황을 특별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잘 설명해 주셨다. 학년이 달라져도 작은 학교 특성상 교사분들이 아이에 대한 정보를 잘 전해 주셔서 아이에게 맞는 지지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작년부터는 선생님들께서 교육청 지원 사업을 알려주셔서, 검사비와 약값 지원뿐 아니라, 매주 군위교육지원청 Wee센터의 전문 상담 선생님의 상담 지원까지 받게 되었다. 담임 선생님과 전문 상담 선생님, 그리고 양육자인 내가 협력해서 아이의 발달을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제도적인 지원과 소규모라 가능한 빠른 소통이 양육자의 경제적인 부담과 정서적인 무게를 얼마나 많이 덜어주는지 온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다. 아이의 성장과 관련된 사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어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있지만, 우리 아이와 우리 식구가 받은 공적인 지원을 더 많은 이들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겨본다.

 

 

초등학교가 사회적 요구를 더 수용할 영역은 무엇인가? (위의 글, 83쪽)

홍인기 선생님은 ‘학생 수 감소와 교육의 미래(민들레 145호)’에서 유럽연합의 녹서(GREEN PARER)라는 제도를 소개하며, 학생 수 감소와 같은 심각한 문제도 해답을 찾기 전에 질문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 질문을 예로 들었는데, 그중 ‘초등학교가 사회적 요구를 더 수용할 영역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만나니, 양육자로서의 내 개인적인 경험이 사회적으로 설명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인기 선생님의 질문을 토대로 모임 참가자들이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녹서’라는 과정이 흥미롭고, 해결의 과정에서 다양한 질문을 통해 다양한 입장을 살펴보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사회는 질문을 만들고 공유하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라는 문장에서도 깊이 공감하며, 왜 질문을 공유할 수 없을까에 대해서도 다시 질문을 던져보았다.

홍인기 선생님이 적정 학생 수로 제시한 ‘학급당 16명’은 턱도 없는 작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양육자들은 학급당 16명이라는 숫자에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안 그래도 적은 인원수로 인해 아이들의 관계가 너무 협소한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는데, 오랜 시간 교직에 계셨던 분이 그런 수치가 적정하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감정을 나누었다.

교육부에서는 새로운 인구 추계에서 따라 예상되는 학생 수에 맞추어 교원 수급을 계획을 세우는 것을 “현행화”라고 한다는 것도 이 글을 통해 모두 처음 알게 되었다. 양육자와 교직원 사이가 이런 낯선 용어들과 입장의 차이로 인해 오해와 불신만 쌓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훈 교수는 유튜브 콘텐츠 ‘한국 의료 이러다 큰일 난다.’(언더스탠딩)에서 ‘교육과 의료에 대한 갈망은 끝이 없다. 수요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는 것이 아니라 합의의 지점을 찾아야 사회적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라고 했다.

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어느 지점에서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 그 과정에서는 어떤 질문들을 만나게 될까?

양육자의 자리에서 교육은 절대 비관하거나 절망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이들이 헤쳐나가고 만들어나갈 작은 토대라도 만드는 것이 양육자의 자리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읽고 쓰는 군위 양육자 모임을 통해 낙관과 희망의 틈을 조금이라도 만들어가 보려고 한다.

 

※ ‘읽고 쓰는 군위 양육자 모임’ 4월 모임 안내

때 : 2023년 4월 7일 오전 10시 30분 / 곳 : 군위 화산마을

문의 : 내리리영주 ☏ 010-9664-9287(문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