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화학물질 누출 사고 “노후 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하라”
잇따른 화학물질 누출 사고 “노후 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하라”
  • 김연주
  • 승인 2020.05.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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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인도 동부의 항구 도시 비샤카파트남에 있는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유독가스(SM, Styrene Monomer)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LG화학 인도 공장 유독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화학섬유노조와 일과건강·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이하 건생지사) 등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현장과 지역을 만드는 활동을 벌여온 단체들이 11일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성명에서 “참사 피해자에 대한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과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고 원인 조사 및 한국 내 공정에 대한 점검 시행”, “‘산업단지 노후 설비 안전관리특별법’ 제정” 등을 정부와 LG화학에 요구했다.

LG화학은 1996년 LG폴리머스인디아 전신인 인도 최대 폴리스티렌 수지 제조업체 힌두스탄폴리머를 인수하여 25년째 운영해 왔다.

단체들은 사고 원인으로 탱크설비에 대한 공정안전관리 문제를 언급하며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전국에 있는 공단을 대상으로 공정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요구했다.

또한, 노후화된 화학 설비에 대한 종합적 관리 제도를 마련해 정부와 지자체에 노후 설비 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중소규모 사업장에 관리 비용을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1984년, 보팔 참사로 알려진 미국 농약 제조회사의 살충제 독성가스 누출 사고로 20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한 ‘최악의 산업 재해 사고’를 겪은 바 있다.

지난 7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데시주 비샤카파트남에 위치한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유독가스 누출 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20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수천 명이 발생하면서 인도 현지 주민들이 공장 폐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 20여 개 국가 100여 개 피해자 단체와 환경·노동단체, 의학 법학 전문가들이 결성한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네트워크(ANROEV)는 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반복되는 산재와 주민 피해 사고는 범죄이며, 사망 피해는 살인”이라며 “LG는 보팔 참사를 교훈 삼아 사고대책에 관한 글로벌스탠다드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ANROEV는 36년 전 보팔 참사로 인해 “38,478명의 경상자와 3,900명의 중증 장애인을 포함하여 모두 558,125명의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며, “사고를 일으킨 관계자들은 처벌받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고, 사고 지역의 오염은 방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단체는 ▲사망자의 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즉각적인 구조와 지원 제공, ▲피해자와 가스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장기적으로 건강 지원, ▲가스 유출 원인에 대한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 ▲지역 시민사회와 피해자 대표가 조사에 참여하도록 할 것, ▲LG화학 본사 및 관련 책임자들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 ▲ COVID-19로 폐쇄 이후 작업을 재개하기 전에 현장 안전 점검 철저히 이행, ▲작업장 안전 시스템과 지역사회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발표에 따르면 2014년 1월 8일부터 2020년 2월 23일까지 발생한 화학물질 사고는 총 515건이다. 주요 사고 원인은 ‘시설관리 미흡’이 211건으로 전체 사고의 40.97%에 달한다. 사고 유형으로는 ‘누출’ 사고가 395건으로 전체 발생 건수의 76.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경북지역 화학물질 사고는 59건으로, 경기도(144건)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구미 건생지사 최인혁 사무국장은 “2년 전 칠곡에서도 노후 설비로 인한 사고가 있었다. 구미지역 공단은 유해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곳이 많다. 사고가 나면 불산 사고처럼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라며 “법 제정과 아울러 공단지역 노후 설비 실태조사와 시설 교체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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