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사냥

 

                                    아기별꽃

 

사라진 입맛

돌아오나 봅니다.

난데없이 고등어구이

먹어야겠다는 생각.

 

퇴근 후 달봉산.

어제처럼 힘들진 않네요.

딸랑거리는 방울과 함께

정상을 돌아 산불초소

농고 쪽으로 하산합니다.

 

롯데마트 가서

고등어를 살 생각입니다.

농고 지나 부거리 방향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집에서 롯데마트까지

도보 5분이면 될 거리를

산을 넘어가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웃깁니다.

 

고등어 사냥 중

롯데마트 속을 헤맵니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감자칼 하나 사고

1+1 찹쌀 사고

맥주를 샀습니다.

수산물 코너에서

싱싱한 고등어 사냥도 했습니다.

 

쌀이랑 맥주 무게가

허리를 휘게 합니다.

걸어가는 건 무리라고

내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버스 한 정거장

낑낑거리며 들고 온

짐 보따리 본 남편님

전화하지 뭘 무겁게 들고 왔냐고

걱정합니다.

 

뭐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마당에 휴대용 버너

기름 쫙 두른 프라이팬

고등어 지글지글 익는 소리

예술입니다.

 

한번 뒤집고

약불…

나는 샤워하러 갑니다.

씻고 나오니

밥상을 다 차려 놨네요.

 

울 남편

내가 졸혼 하자고 할까 봐

쫄았나 봅니다…

그니까 있을 때 잘 하자구요.

후회하지 말고

 

에어컨 켜고

시원하게…

고소한 고등어구이

뜯어주면서

겁나 맛나게 저녁을 먹습니다.

 

낼은 고기를 사다 먹어야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며칠 아파서 사라졌던 입맛

돌아오네요.

확실히

맛난 거 먹고 건강해야겠죠.

 

저녁 설거지 마치고

오미자 한 잔씩 마시고

언제나처럼 각방.

 

친구가 전화

코로나 걸린 거 이제 알았다고

뭐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구만

고맙게 안부를 물어주네요.

 

친구랑

자식들 출가시키는 이야기하다 보니

우리가 벌써…

하는 생각에 세월이 빠르다고

느껴봅니다.

 

하나둘

제 짝을 지어 보내야 할 텐데…

잘 되겠죠?

아무렴 잘되고 말구요.

 

남편님 부르네요.

드라마 보라구요.

 

오늘 내 하루는

여기까지입니다.

잘 자고

낼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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