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간간이

때때로

잊힐 만하면 안부를 묻는다.

 

나의 꽃 같은 스무 살

함께 보낸 친구.

뚱딴지같았던 우리.

 

쉰이 넘었음에도

영미랑 만나면

우리는 딱

철딱서니 없는 스무 살이 된다.

 

추석을 잘 보내라는

짧은 카톡.

너두…

라는 나의 답.

그 안에는 아마.

보고 싶다.

어떻게 지내?

서로의 온 마음이 함축된 말일 거다.

 

늘 건강해라 영미…

때가 되면

우리가 서로 익어 가는 모습

보게 될 날 오겠지…

 

정신없는 하루 보냈다.

아침 퇴근.

아침 운동.

잠을 못 잔 고뇌.

 

추석 장 보기.

물가는 하늘을 뚫고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듯하다.

 

알뜰하게 해도

영수증은 심장 멎기

딱 좋은 금액이 찍혔다.

 

동생이 왔고

좀비처럼 축 늘어진

나를 보고

조카는 이모 쉬어야겠네

하며

서둘러 제집으로 돌아갔다.

 

저녁 시간 대부분을

잠에게 내어 줬는데

이눔은 뭐가 불만인지

내게 피로를 던져두고

앙탈을 부린다.

 

남편님 저녁 햇반

난생처음 줬다

기절을 하신다.

한번 드셔보라고…

전문가가 만든 거라

좋다구요…

 

또다시 출근 시간.

잘해보자 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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