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를 기억하기 위한 ‘평화디딤돌’이 경산에 놓인다.

10월 1일 오전 10시,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와 (사)평화디딤돌은 일제강점기 오키나와 강제 동원 피해자 고 신용근 씨를 기리는 평화디딤돌을 경북 경산시 남산면 평기 1리에 설치한다.

고 신용근 씨는 1921년 경산 남산면 평기리에서 태어났다. 제 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4년 6월경 일본군에 의해 군 노무자로 오키나와에 강제 징용됐다. 오키나와 전투 당시 은신하던 동굴이 포격으로 폭발해 절벽 아래로 떨어졌으나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후 미군에 발견되어 하와이에 있는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해방을 맞았다. 신용근 씨는 1946년 2월경 부산항을 거쳐 고향 경산으로 돌아왔다.

이날 단체들은 평화디딤돌 놓기에 이어 일제강점기 오키나와 강제 동원 희생자 위령비 방문 등 경산과 대구지역 강제 동원 관련 역사 현장 답사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9월 30일에는 대구테크노파크 대구벤처센터 대회의실에서 동아시아공동워크숍 25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동아시아공동워크숍은 1997년 일본 홋카이도 슈마리나이댐 강제 동원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을 계기로 시작되어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홋카이도 슈마리나이댐은 전시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1938년부터 1943년까지 5년 동안 공사를 거쳐 건설됐다. 댐 공사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3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슈마리나이 호수 인근 코켄지(光顕寺)에 댐 건설 강제 동원 희생자 위패가 있다는 사실이 1976년 처음으로 알려지면서 매화장(埋火葬)인허가·과거장(過去帳)·위패에 대한 조사를 거쳐 희생자 204명(일본인 168명, 조선인 36명)의 신원이 판명됐다. 1980년부터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이 시작됐다.

1989년 정병호 교수가 슈마리나이 강제 동원 현장을 다녀온 것을 계기로 1997년 한일대학생공동워크숍(현 동아시아공동워크숍)을 결성하여 현재까지 유해 발굴과 증언 채록 관련 워크숍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21년 6월, 일본군에 의한 강제 동원 희생자 진병락, 황병만 씨의 이름을 새긴 평화디딤돌을 포항 환호공원에 설치했다. 사진 평화디딤돌
2021년 6월, 일본군에 의한 강제 동원 희생자 진병락, 황병만 씨의 이름을 새긴 평화디딤돌을 포항 환호공원에 설치했다. 강제 동원 희생자 황병만 씨는 홋카이도 슈마리나이 고켄지에서 위패가 발견되어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사진 평화디딤돌

2015년에는 ‘70년만의 귀향’이라는 이름으로 홋카이도 강제 동원 희생자 유해 115구를 서울시립묘지에 안장했다. 강제 동원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해 2016년 경기도 일산에 처음으로 평화디딤돌을 설치하고 해마다 평화의디딤돌 놓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지역 평화디딤돌 놓기 행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 경북 영덕 야성초 후문과 포항 환호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 평화디딤돌이 놓였다. 

(사)평화디딤돌 방소형 사무국장은 “일상에서 강제 동원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 희생자의 출생지에 평화디딤돌을 설치한다”라며 “경산지역 시민들이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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