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간식 3] 볍씨 한 톨
[이야기 간식 3] 볍씨 한 톨
  • 내리리 영주
  • 승인 2020.08.1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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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간식 2편에서 이어집니다.
▲군위군 소보면 소보마실에서 바라본 들판. ⓒ내리리 영주.

오늘도 스쿨버스 정류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이야기 간식을 꺼내보았습니다.

 

오늘은 부자 이야기를 해 줄게.

맨날 가난한 사람이 주인공이었지?

부자인데 막 욕심 많고, 이런 사람 안 나오는 이야기야.

어느 마을에 젊어서부터 열심히 땅을 일궈서 먹고살고도 남을 만큼

그러니까 논도 있고 밭도 있고, 과수원도 있고, 축사도 있고 트랙터도 있는…

그런 아저씨가 있었어.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일도 많이 안 하게 되고, 자식들한테 살림을 물려주고 싶은 거야.

그래서 며느리들을 불러.

아들이 셋이었거든.

그래서 며느리도 셋이야.


- <옛이야기 들려주기> 中 ‘볍씨 한 톨’, 서정오, 194쪽.

 

첫째는

“나 이거 알아!”하고 불쑥 끼어듭니다.

네, 전에도 들려줬어요.

그런데 그때는 며느리 말고 아들을 부르는 걸로 바꿔서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이야기 속 시아버지가 며느리들을 시험 보는 게 얄미운 거예요.

그래서 아들로 바꿔버렸죠, 이야기 흐름에는 큰 차이가 없거든요.

제가 요즘 ‘엄마 사람’이다 보니까, 가끔 옛이야기에서 나오는 성 역할 구분에 열통이 터질 때가 있었어요.

좋다니까 들려주는데,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고, 다 뜯어고치고 싶을 때도 있고 그랬어요.

지금은 그 마음을 이야기 들려줄 때 잠시 접어두는 편이에요.

‘젠더 감수성’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지만 그건 다른 방편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니까, 나의 분노나 한을 담지 않는다…는 나름의 결심이 있었어요.

 

▲ 모내기하던 무렵, 수로에서 놀며 우렁이를 구경하는 아이들. 군위 효령면 매곡리에서. ⓒ내리리 영주.

대신 옛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그 이야기 속에 ‘음양’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를 의식하는 편이에요. 주역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게 또 신세계인 거예요!

‘음양!’ 이러면 고리타분한 이분법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조화’와 ‘변화’의 아름다움이 있더라고요. 오늘 시작한 이야기도 시아버지가 양이라면, 며느리들은 음이죠. 시아버지는 가진 게 아무리 많아도 이제 그 양의 기운이 가득 차서 음으로 향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며느리들은 이제 양의 기운(시아버지 유산)을 받아 쑥쑥 자랄 일만 남았죠?

자 그러면, 며느리들이 이 양의 기운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볼까요?

전문성 1도 없는, 그냥 내가 재미있어서 하는 풀이입니다.

 

어떤 며느리가 잘 사는지 보려고, 시험을 하지.

며느리 오디션이야.

맏며느리를 불러 볍씨 한 톨을 주면서

‘이거 아주 귀한 거야. 잘 받아라’ 했어.

볍씨가 뭐냐면, 저 논에 지금 벼 자라지?

가을에 누레지지? 그때 열리는 ‘쌀’말이야. 그걸 볍씨라 하거든?

첫째 며느리는 받자마자

‘에이! 이게 뭐야!!’ 하고 성내면서 던져버렸대.

둘째 며느리를 불러서 또, ‘이거 아주 귀한 거란다. 잘 받아라.’ 그랬지.

그러니 둘째 며느리가

‘아버님 장난이 너무 심하시네요!’하고는

그 볍씨를 홀라당 까먹었대.

셋째 며느리는…

 

하는데, 버스가 왔어요.

이야기는 또 다음에 이어서…!

 

 


​덧붙임)

오늘은 김재형 선생님을 소개해봅니다.

이것저것 열심히 공부(방황?)하면서 멋있는 어른들을 많이 만났어요. 곡성에서 이화서원도 운영하시고, 주역과 도덕경 강의를 하십니다. 세상을 넓게 보고 싶을 때는, 김재형 선생님의 발걸음을 바라본답니다.

- 보따리 학교 이화(頤和)서원 https://cafe.naver.com/pott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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