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디모포스’ 다트 우주선과 충돌 후 궤도 바꿨다

 

▲다트 우주선이 보내온 충돌 2분 30초 전 소행성 디디모스(왼쪽 아래)와 충돌 11초 전 디모포스(오른쪽 원 안) 사진. 출처 NASA
▲다트 우주선이 보내온 충돌 2분 30초 전 소행성 디디모스(왼쪽 아래)와 충돌 11초 전 디모포스(오른쪽 원 안) 사진. 출처 NASA



우주선 충돌을 통한 소행성 궤도 변경 프로젝트인 ‘쌍소행성궤도변경실험’(다트, DART)이 성공했다. 이번 실험으로 인류가 우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트 우주선을 소행성 디모포스와 충돌시킨 결과 디모포스의 궤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바뀌었다”라며, 이번 충돌로 디모포스 공전주기가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32분’ 줄었다고 밝혔다.

또한, 다트(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프로젝트를 위해 쏘아 올린 우주선을 디모포스와 충돌시킨 후 소행성 궤도를 관찰한 결과도 전했다. 나사는 “충돌 직후 소행성 표면에 있던 수 톤에 이르는 암석이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지난달 27일 오전 8시 15분(한국 시간) 다트 우주선을 지구로부터 1,100만 km 떨어진 거리에서 디디모스와 쌍을 이루며 돌고 있는 소행성 디모포스에 충돌시켰다.

소행성 디디모스는 초속 약 23km로 이동하는데, 이번 실험은 다트 우주선이 초속 약 6.3km로 위성 디모포스에 부딪히는 방식으로 궤도 전환을 유도했다.

이번 실험의 대상이 된 소행성의 모행성 디디모스의 지름은 780m이며, 위성 디모포스의 지름은 160m이다. 무게 약 50억 kg으로 추정되는 디디포스에 약 600kg인 다트 우주선을 충돌시킨 것이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한국천문연구원도 NASA의 쌍소행성궤도변경실험(DART) 프로젝트의 성공을 알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번 결과 발표에 우리 망원경 12대를 이용해 관측한 자료들이 유의미하게 활용됐다”고 밝혔다.

이어 “천문연은 산하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 레몬산천문대 1.0m 망원경, 소백산천문대 0.6m 망원경,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네트워크(OWL-Net) 0.5m 망원경 등을 통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관측자료가 디모포스의 궤도 변화, 소행성 밀도와 내부 구조, 형성 시나리오 분석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관측한 소행성 디디모스의 모습. 충돌로 인해 발생한 먼지 파편들이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확인된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관측한 소행성 디디모스의 모습. 충돌로 인해 발생한 먼지 파편들이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확인된다.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쌍소행성 궤도변경실험인 다트는 우주에서 소행성의 궤도 변경을 통해 지구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실행되었다.

나사는 이번 실험이 소행성 디모포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고, 다트 우주선과 소행성의 충돌 전후 궤도 주기 변화를 확인한다. 또한, 다트 우주선의 충돌이 소행성 디모포스에 주는 충격의 크기와 그에 따라 분출되는 물체들이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다.

나사는 이번 실험을 위해 지난해 11월 23일 다트 우주선을 스페이스 엑스사의 펠컨 9호에 실어 발사했다. 10개월 동안 비행한 다트 우주선은 지난 9월 11일 이탈리아 큐브샛 ‘리차 큐브(LICIACube)’를 분리해 충돌 과정과 결과를 살피도록 했다.

다트 실험 결과 확인된 공전주기 32분 단축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최소 기준으로 봤던 소행성 디모포스의 공전 시간 변화 73초의 약 26배에 이른다. 또한, 우주선의 소행성 충돌로 공전 시간이 10~15분이 줄게 될 것이라는 처음 예상보다 두세 배 크다.

실험 결과는 우주물체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내는 방안이 현실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주물체 위험에 대응 방안으로 제시되었던 핵무기를 통한 파괴설 등 다양하게 제기되던 논란에도 마침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험은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지켜내기 위한 전략을 가상훈련이 아닌 소행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첫 번째 사례이다.

 

▲다트 우주선과 디모포스의 충돌 모형 그림. 출처 NASA
▲다트 우주선과 디모포스의 충돌 모형 그림. 출처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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