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진, ‘우주가속팽창·암흑에너지는 오류’ 지적

 

137억 년의 우주 역사를 보여주는 모형. 출처 NASA
137억 년의 우주 역사를 보여주는 모형. 출처 NASA

연세대 연구진이 초신성 연구를 바탕으로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우주가속팽창설의 오류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우주가속팽창설은 우주의 70%를 차지하는 ‘암흑에너지’를 설명하는 이론의 토대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결과로 암흑에너지 존재와 우주가속팽창설이 부정되면서, 그동안 정설로 받아들여 지던 초신성우주론에 기초한 표준우주모형도 크게 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진은 “우주론 연구에서 거리 측정에 사용되는 핵심 천체인 Ia형 초신성의 광도 표준화 과정에 대한 최신 연구로부터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우주가속팽창 학설이 명백한 허구임을 시사하는 스모킹건(smoking gun)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표준우주모형의 토대가 된 우주가속팽창설은 우주가 미지의 암흑에너지에 의해 점점 빠르게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학설이다. 그 증거로 일에이(Ia)형 초신성을 이용한 먼 은하의 거리 측정 결과가 제시되면서 이러한 연구 방식은 천문학계에서 ‘초신성우주론’으로 불린다.

초신성이란 죽은 별이 갑작스럽게 핵융합이 일어나거나, 거대한 중심핵이 붕괴하면서 폭발하듯 밝은 빛을 내뿜는 현상을 말한다. 초신성우주론은 초신성에서 발생하는 빛의 최대 밝기가 별의 나이와 상관없이 같다는 것을 기초로 정립된 이론이다.

초신성우주론에 따르면 지구에서 측정한 초신성의 밝기 최대값은 모두 같아야 한다. 하지만, 측정 결과 초신성의 최대 밝기가 서로 다르며, 지구에서 가까운 초신성의 경우 밝기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초신성우주론에 따른 우주가속팽창설은 그 이유를 암흑에너지에 의한 우주의 가속 팽창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지구에서 먼 별 보다 가까운 별이 더 빠르게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밝기가 더 낮아진다고 본 것이다.

연세대 연구진은 2020년 1월 선행연구를 통해 초신성우주론의 가설에 오류가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내용은 초신성의 밝기 최댓값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노벨물리학상은 받은 연구팀은 2020년 6월 반박 논문을 게재했다. 이에 연세대 연구진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제시한 결과에 대해 재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초신성 광도와 모항성 나이 사이 상관관계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며, 우주론적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는 못했다.

 

적색편이(redshift)와 초신성의 상대적인 광도(Hubble residual) 그래프. 출처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적색편이(redshift)와 초신성의 상대적인 광도(Hubble residual) 그래프. 출처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제시한 반박자료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초신성의 광도 표준화 과정이 모항성의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일에이(Ⅰa)형 초신성의 고유 밝기는 광도곡선의 최정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광도 표준화를 진행한다. 그동안 연구에서는 광도곡선의 폭-광도 관계 및 색지수-광도 관계가 초신성 모항성의 나이와 무관하다고 보았으나, 연세대 연구진은 젊은 항성의 초신성이 늙은 항성의 초신성보다 어둡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위 그래프와 같이 파란 원으로 표시된 관측된 초신성 데이터에 연구를 통해 발견한 효과를 보정할 경우 아래 패널과 같이 나오며, 그동안 우주가속팽창 모델(실선)의 증거로 사용된 초신성의 광도가 적색편이가 큰 먼 우주에서 상대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이 사라지고, 가속 팽창과 암흑에너지가 없는 우주모델(점선)이 확인된다.

연세대 연구진은 “이 결과는 99.99% 이상의 통계적 신뢰 확률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현대 천문학의 혁명적 발견으로 간주되는 1956년 바데(Baade)의 발견(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가 항성의 나이에 따라 둘로 나뉘는 현상)과 매우 흡사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결과는 노벨상 수상자가 이끄는 상대 진영의 반박자료에서 발견했고 연구팀의 선행 연구와 일치하는 만큼 결과의 신빙성이 매우 높지만, 이해충돌 관계에 있는 상대 진영까지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른 적색편이 구간의 다양한 샘플을 사용한 중장기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2년 12월 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지난 10월 19일 온라인에 사전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의 하나로 수행됐다. 연세대 연구진에는 제1저자 및 교신저자 이영욱 교수, 공동 교신저자 정철 연구교수, 공동저자 박승현, 손준혁, 칠레 제미니천문대 강이정 박사 등이 참여했다.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참여 연구진. (왼쪽부터) 박승현 연구원, 이영욱 교수, 정철 연구교수, 손준혁 연구원.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참여 연구진. (왼쪽부터) 박승현 연구원, 이영욱 교수, 정철 연구교수, 손준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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