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행성 ‘테이아’와 지구 충돌 3.6시간 만에 형태 갖춰

 

원시 지구로 향하는 원시행성 테이아(위)와 지구와 충돌하는 원시행성 테이아(아래) 그림. 출처 NASA
원시 지구로 향하는 원시행성 테이아(위)와 지구와 충돌하는 원시행성 테이아(아래) 그림. 출처 NASA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와 영국 더럼대(Durham University) 연구진은 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새롭게 시뮬레이션한 결과 원시행성 테이아(Theia)가 지구와 충돌한 후 3.6시간 만에 형태를 갖췄다는 결과를 내놨다.

달은 화성 크기의 테이아라고 불리는 천체가 지구와 충돌한 후 그 잔해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달 궤도에서 합쳐지면서 만들어졌을 것이라 추측됐다. 하지만, 달은 테이아란 천체가 지구와 충돌한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형성되었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면서 달 형성에 관한 관심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달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밤하늘 천체이다. 지난 8일,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월식으로 붉은 달이 뜨고 천왕성이 달 뒤로 숨는 엄폐 현상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달의 신비로움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신비로움을 주는 달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지구 근처를 지키게 되었을까? 여기에 대한 많은 가설들이 있고 지금도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달 형성에 관한 여러 주장 가운데 가장 유력한 가설은 거대 충돌설(Giant Impact Theory)이다. 45억 년 전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 테이아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면서 튕겨 나간 물질이 뭉쳐지면서 달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가설에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달은 대부분이 테이아 물질로 만들어졌어야 하나,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달 암석을 분석한 결과 성분이 지구 것과 매우 비슷했다.

또한, 달 암석 생성연대가 약 45억 년 전으로 나타나면서, 달을 구성하는 물질 대부분이 지구에서 왔을 수 있다고 추정됐다. 우연히 테이아 구성 물질과 지구의 구성 물질이 비슷했을 수 있지만, 형성 과정이 다른 행성의 물질이 비슷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더럼대 연구진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충돌 각도와 속도, 질량, 회전 속도 등의 여러 변수를 달리해가며 400여 가지의 고해상도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시뮬레이션에 사용한 입자 수를 기존의 표준치보다 100배에서 1,000배가 많은 최대 1억 개를 이용했다.

 

원시행성 테이아 충돌한 3.6시간 후 형태를 갖춘 달(위 그림 동그라미 부분)과 더 큰 덩어리는 지구로 떨어지며 지구와 달 관계 형성(아래). 출처 NASA
원시행성 테이아 충돌한 3.6시간 후 형태를 갖춘 달(위 그림 동그라미 부분)과 더 큰 덩어리는 지구로 떨어지며 지구와 달 관계 형성(아래). 출처 NASA

 

새로운 조건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충돌 역학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영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수행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면 검붉은 주황색의 원시 지구와 이보다 작은 원시행성 테이아가 충돌한 후 지구의 공전 궤도에 기다란 파편 덩어리가 흩뿌려졌다가 곧이어 두 개의 덩어리가 된다.

두 개의 덩어리 중 지구에 더 가까운 덩어리는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로 떨어진다. 이와는 달리 지구에서 더 먼 작은 덩어리는 새로운 궤도에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달이다.

원시 지구와 원시행성 테이아가 충돌한 후 원시 형태의 달이 만들어지기까지 불과 3.6시간 사이에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충돌 9시간이 지나면 큰 덩어리가 지구와 합쳐지기 시작해 35시간이 지나면 지구와 위성 달의 관계가 완성된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하며 “달을 구성한 물질 60%는 지구 맨틀에서 유래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아폴로 우주선이 가져온 암석에 대한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한 “달의 공전 궤도가 지구의 공전 궤도면에 약 5도 기울어져 있는 이유도 이번 연구 결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 나사는 현재 진행될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통해 달 표면 깊숙한 곳의 암석 표본을 가져와 분석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됐으며, 나사의 보도자료를 통해 소개됐다.

달 형성의 기원이 되는 원시행성 테이아(Theia)가 지구와 충돌 시뮬레이션 전 과정을 보려면 나사가 공개한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https://youtu.be/kRlhlCWplqk

 

2022. 11. 8 개기월식으로 뜬 붉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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