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이런 상상을 했다.무기를 만드는 공장이 떠올랐다. 최첨단 무기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 공장! 우리나라에도 있다. 사람들은 전쟁은 염두에 두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공장에 취직했고 그 공장주인은 무기를 팔아 돈을 벌려고 그 공장을 만든 거겠지. 돈을 벌려고 공장 만들고 그 공장에서 일했을 뿐인데 나중에 자기 나라에 전쟁이 나면 사람이 먹고살려고 취직해서 만들었던 그 무기로 자기 자신이나 가족, 친구들이 죽을 수도 있다. 돈 벌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잘 살려고 하다가 무기로
“30년 동안 포클레인 일하면서 망해 보기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봤어요.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 살고 싶어서 애당리에 왔어요. 우리집이 이 길 끝에 있는데, 송전탑이 우리집 바로 옆으로 넘어가요. 여기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데요, 여기를 지키려고 생각을 안 하는 거죠. 봉화군 인구가 3만 명 정도 되는데, 봉화로 지나가는 송전탑이 83개고 내가 사는 애당2리에 제일 많은 18개가 지나가요. 처음에는 봉화군에서도 반대를 했어요. 근데 시간이 흐르면서 한전하고 합의를 하고 7개 마을 중에 2개 마을이 싸우고 있어요. 한 집에 2천만 원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이 경북·대구를 찾는다.15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출발한 문정현 신부와 봄바람 순례단은 서울에서 열리는 4월 30일 집회까지 전국을 순례하며 “위기의 시대에 작은 희망을 틔우며 다른 세상을 향해 값진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봄바람 순례단은 출발 선언문에서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다. 다른 세상, 먼저 온 미래를 지금 여기서 살며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을 것”이라고 밝히며 ‘지금 당장 기후 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
1_ 정치의 주체가 아닌, 인질이 되어가는 시민들 20대 대선이 이제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질 선거는 최초로 21세기 출생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선이기도 하다. 대선이 끝난 직후엔 숨 돌릴 틈도 없이 6월 동시 지방선거가 연속으로 예정되어 있다. 2020년대 한국 사회의 향방을 좌우할 중차대한 결정적 국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다.하지만 주변에선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두 후보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들 아니면 대체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체념이 교차할 뿐이다. 한국 사회의 전망이나 미래
“내 꿈은 탑 저거 하나 내 힘으로 구부릴 수 있을 만큼 힘이 세지는 거지. 탑 저거 때려 없애고 싶은 기밖에 없어. 내가 탑 들어설 때는 탑 구덩이에 들어가 죽으려고 했는데. 그리 들어가 죽지도 못하고. 내 눈에 저 탑이 안 보이면 얼마나 좋겠나.” - 손희경 할머님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맞선 밀양 주민의 싸움은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나긴 시간을 정리하고, 여전히 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온라인 기록관’을 만든다.
‘눈물이 났다’, ‘세금을 이렇게 좀 써라’. 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 12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의 독자 기술로 개발되었다는 누리호가 발사된 순간, 미디어가 전한 사람들의 반응은 벅찬 감동과 환호, 자부심이 뒤섞인 것이었다. 같은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굉음과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로켓은 우주를 향해 겨눈 총구 같았다. 파리의 에펠탑에 송전탑이 겹쳐 보였던 과거의 어느 날처럼, 나는 ‘자랑스러운’ 누리호와 북한이 걸핏하면 쏘아 대는 미사일이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사람들의 눈은 로켓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그
청도 삼평리 평화회관에 벽화를 그리면 좋겠다던 할머니들의 바람이 올해 가을 이루어진다.청도 삼평리 송전탑 반대 투쟁을 벌여온 주민들은 지난 2019년 마을회관을 떠나 연세 10만 원인 파란 지붕 집을 얻어 삼평리 평화회관을 새로 열었다. [관련 기사: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 이사하는 날”]미술 활동을 하는 김기현 작가를 비롯한 벽화작업팀은 오는 9월 28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삼평리 평화회관에서 벽화 페인팅 작업을 한다.앞서 작업팀은 삼평리 평화회관을 찾아 외벽 밑칠과 스케치 작업을 완료했다. 28일에는 외벽 페인팅
한 여름밤,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애당2리 산골짜기에서 별을 보았다. 잘 싸워서 이겼다고 웃으면서 저 별을 볼 수 있어야 할 텐데, 어느 곳에서의 별빛이 이처럼 애절한 마음을 갖게 할까. 밀양 부북면 위양마을과 평밭마을에서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움막을 파고 쇠사슬까지 감은 채 송전탑 건설을 막으려고 했다. 부북면 움막 앞에는 소나무가 있었고 빛 하나 없는 산속이었다. 주민과 연대자들은 그곳에서 쏟아져 내릴듯한 별을 바라보며 소나무와 별빛을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행정대집행과 공권력에 의해 주민들은 사지가 들려 공사장 바깥으로 내쳐
일주일에 두 번씩 새벽마다 소성리 마을길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경찰폭력에 부상자들이 늘어나고 있었다.소성리 부녀회장님은 반찬이라도 연대를 받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2016년 9월 30일 소성리로 사드 배치가 결정 나고 그해 가을부터 겨울 그리고 해를 넘기고도 끊임없이 소성리로 연대자들이 들어왔고, 소성리 부녀회장님은 밥을 지었다.처음엔 마을 주민들이 먹을 밥을 했지만, 마을에 모여드는 연대자를 외면할 수 없어서 식사시간이면 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회관으로 들어와서 반찬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밥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한솥
“청도 345kV 송전탑 건설 과정의 인권침해와 폭력에 대해 경찰청장도 사과했다! 한전도 무릎꿇고 사과하라!” 삼평리 평화회관에 빛바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07년, 산업자원부는 한전이 추진하는 345kV 북경남 분기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은 2009년 청도 풍각 송전탑 공사 저지 연대를 시작으로 2014년 청도 구간 마지막 송전탑 저지 투쟁까지 공사 현장에서 혼신을 다해 싸웠다. 그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폭력과 인권침해, 한전의 공동체 파괴 시도가 자행됐다.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에 나섰던 주민
울산시교육청이 《지속 가능한 삶과 에너지》 교육교재를 펴낸 데 이어 올해는 이 교재를 기본으로 하는 활용 워크시트를 제작 중이다. 《지속 가능한 삶과 에너지》 교재는 2020년 3월 PDF 파일로 ‘울산교육 e-Book’ 온라인 페이지에 탑재했고, 그해 12월에는 내용을 보강해 책자로 발행했다. 《지속 가능한 삶과 에너지》를 통해 학생들은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를 만나고, 햄버거 속에 숨겨진 기후 위기를 만나고, 인도에 사는 열네 살 소녀 ‘따시’를 만나고,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만나고, 핵발전소와 송전탑 주변에 사는 주민을
#1. 에펠탑은 파리에 있어야 아름답다.산업화와 농촌의 공동화가 진행되며 온 산천에 에펠탑을 닮은 송전탑이 우후죽순 꽂혔다. 송전탑이 안전해서, 보기 좋아서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겠지. 그동안은 어쩔 수 없다며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먹고 살기 바빠서 용인해 왔으나 송전선은 점점 고압이 되어왔고, 송전탑은 따라 커졌으며, 밀양에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2. 쇠사슬 투쟁과 사사오입평생 농사만 지었고 남은 것은 작은 땅뙈기뿐인 밀양의 농민들이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묶고 고향을 지키려 몸부림쳤으나 한전은 기어이 고
한국전력이 신울진에서 신가평까지 220km 구간 440기의 500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송전탑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500kV 송전탑 사업은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확정에 따라 ‘신울진-북경기 765kV 초고압교류송전(HVAC)’으로 시작되었다. 신울진 1~4호기 건설로 인한 전력 송전과 기존 765kV 송전선 고장 및 발전 정지로 인한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보조 송전선 계획으로 시작된 것이다. 신울진 1~4호기 염두에 둔 송전사업으로 시작 그러나
1. ‘야만의 시간’을 기억하라나치가 자행한 반인륜 범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이는 아무도 없다는 말이 있다. 인류 최악의 제노사이드가 벌어졌다는 것을 역사를 배운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역사는 다만 숫자에 대한 강박이나 이후 정치적 논쟁에 따른 진영 대립으로 희석되어갔다. 진정 유의미한 논의들은 잊히고 현재의 이해관계를 위해 과거의 역사는 동원될 뿐이었다. 나치의 대학살은 인간 이성과 근대 합리성에 대한 깊은 회의와 불신을 낳았다. 인간의 지식과 이성이 고도화될수록 학살은 무자비해졌고 과정은 효율적이 되었으니.
담벼락에 기댄 지팡이가 둘, 그늘 자리에 보행 보조기가 셋. 방충망 미닫이문 앞에 빼곡한 제각각의 신발들. 할머니들은 이내 어서 오라고 반긴다.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이고 봉지 커피를 탄다. 프라이팬에 찰떡을 굽고, 포도송이를 씻고, 포크를 나눈다.지난봄, 청도에 코로나19 감염증이 유행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얼마 전 다시 문을 연 파란 지붕 집 이름은 .코로나19도 우리랑 상관없이 지나갔다고 할머니는 말했다.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도 삼평리 평화회관은 비가 새지 않았다. 손 매운 쌍둥이 아빠가
그는 일흔을 넘긴 할머니였다.이른 봄날 산에 나물을 찾아 나선 것일까. 봄나물을 캐다 말고 춤을 추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는 중일까.사진은 아무 말이 없다. 그 안에는 꽃도 피어 있고, 숲도 우거져 있으나, 이곳이 어딘지 또 언제인지 저 할머니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물며 사진의 바깥을 알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사진을 보고, 보여준다. 사진을 붙잡고 말을 하고 있다.사진 속 할머니는 이제 팔순의 나이에 이르렀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2019년을 마감하며 ‘2019 기억해야 할 탈핵 뉴스’를 날짜순으로 정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핵발전소 신규 건설과 운영허가가 계속되고 있고, 핵기술 관련 산업 및 수출 계획은 여전히 확대 진행 중입니다. 나아가 최소 10만 년의 책임을 논의해야 한다는 고준위핵폐기물 관리 정책 재검토는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2019 기억해야 할 탈핵 뉴스’ 정리를 통해 이슈를 다시금 상기하고, 각 지역과 현장에서 벌어질 2020년 싸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 탈핵신문 편집자 주 2019 탈핵 이슈
1_ “뉴스타파”의 신작 , 12월 12일 개봉하다뉴스타파는 속칭 ‘이명박근혜’ 시대, 공중파 방송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당시 정부의 입맛대로 좌우되던 시절 각 언론사에서 해직된 기자와 피디 등 언론인들이 중심이 되어 2012년 탄생한 인터넷 대안 언론이다. 정부의 검열 문제가 아니라도 광고주의 구미에 맞지 않는 내용을 자체적으로 걸러내기 십상인 주류 언론과 달리, 시민들의 후원으로 제작비를 충당하며 성역이 없는 공정 보도를 표방한다. 인터넷 뉴스로 시작하여 단발 뉴스가 아니라 심층 취재를 통한 탐사보도를 지향하는 방향성 덕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고리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국가로 가는 출발입니다.”고리1호기가 영구정지 된 지 오늘(6월 18일)로 만 2년이 되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시 기장군 고리핵발전소에서 열린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가해 한국 사회의 “탈핵국가”를 선언했다. 만 2년이 지난 오늘 한국 사회는 탈핵국가로 얼마나 나아갔을까? 최근 탈핵운동 진영의 이슈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 이야기 순서 >① 체르노빌 사고 직전까지 간 한빛1호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무능력② 신고리 3․4호기 운영
정월 대보름은 농촌 마을에서 가장 큰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온 동네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새해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한다. 정월 대보름날 오후, 청도 삼평리로 향했다. 봄미나리 농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가로수에 내걸려있다. 유기농 딸기 판매 팻말을 건 비닐하우스를 지난다. 보리 순은 이제 한 뼘쯤 자랐다.청도천을 건너, 산줄기에 우뚝 선 송전탑 사이로 겹겹이 걸쳐진 전선 아래를 지나면 도로 옆 ‘삼평 1동 경로회관(구 마을회관)’이 나타난다. 송전탑 반대 운동 연대단체에서 걸어둔 성탄 행사 현수막이 회관 마당에 걸려있다. 철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