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경북지역 노동사회단체들이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3일 경북지역 38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은 경북도청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이철우 도지사가 공식 발표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경북도의회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결의문을 공식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해양 배출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반 생태적 국가 폭력’이라 규정하며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월 23일 경북도청에서 경북지역 노동사회단체, 정당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방류 관련 경북도의 반대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독자 제공
5월 23일 경북도청에서 경북지역 노동사회단체, 정당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방류 관련 경북도의 반대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독자 제공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130만 톤의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세슘, 스트론튬, 탄소, 삼중수소, 플루토늄 등 60종이 넘는 핵 물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들은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은 폐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사회는 1966년 폐기물이나 음식물 해양투기로 인한 바다 오염을 막기 위해 해양오염방지협약에 대한 ‘런던의정서’를 채택한 바 있다.

또 단체들은 ‘경북 울진, 영덕, 포항, 경주시는 동해안에 접해 있으며 울릉군은 동해상에 위치해 상당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한다’라며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투기로 어민과 모든 도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해양 생태계 파괴와 방사능 해산물 섭취로 인한 건강 위협, 관광 산업 침체를 우려하면서 향후 원전 보유 국가에서 핵사고 발생 시 방사성 물질 해양투기의 전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기자회견에 이어 노동사회단체, 정당 대표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요구서’를 경북도에 전달했다. 사진=독자 제공
23일 기자회견에 이어 노동사회단체, 정당 대표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요구서’를 경북도에 전달했다. 사진=독자 제공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지역 사회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북도의 행보는 미온적이다. 앞서 2021년 4월 경북도는 이철우 도지사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강하게 규탄하며 자체 대응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후 관련 조치나 입장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 4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의회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전문가들 의견이 많이 엇갈린다. 도 단위에서 문제를 더 확인해야 한다”라며 “너무 국민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불안감 주고 장사 안되고 생선 안 먹게 되면 누구 손해인가”라고 말해 ‘안전불감증과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과 함께 빈축을 샀다.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 발표 이후 경북지역에서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 반대 활동이 이어졌다. 포항에서는 올해 4월부터 매주 수요일 죽도시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캠페인을 열고 있다. 지난 4월 안동시의회와 울진군의회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경주지역 단체로 구성된 탈핵경주시민행동은 “동해안권 주민들은 일본과 가깝고 바다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우리 지역 대표 먹거리인 참가자미, 과메기, 대게, 고등어, 문어 등은 국민 기피 식품이 되어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일본 정부 규탄 결의문 채택을 요구한 바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단체들은 지상 보관을 주장한다. 탈핵경주시민행동은 ‘대형 저장탱크 건설’로 방사능 오염수를 가능한 한 오래 보관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30년 이상 저장탱크에서 보관하면 세슘은 1/2, 삼중수소는 1/5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이 5월 25일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5.4%가 방류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78.3%가 지상 처분 시설을 만들어 장기 보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양 방류해야 한다는 응답은 8.5%였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은 5월 23일, 24일 일본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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