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돌봄 강화 요구가 여느 때보다 높다. 코로나19로 학교가 휴교하던 때에도 초등돌봄교실은 문을 열었다. 초등돌봄교실에서 일하는 돌봄전담사들은 지난해 상시전일제 전환과 돌봄교실 정원 감축, 민간위탁 반대, 돌봄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며 파업 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경북지역 A초등학교 초등돌봄교실에서 13년 째 일하고 있는 최선애 씨는 교육공무직 노동자이자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최선애 조합원과 이메일로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초등돌봄교실 모습. 사진=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 초등돌봄교실 모습. 사진=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9년도부터 교육공무직으로 13년 차 근무 중인 돌봄전담사 최선애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2. 돌봄전담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돌봄전담사는 맞벌이, 저소득, 한부모 가정 등의 자녀들을 학교 정규 수업 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숙제, 독서지도, 생활지도, 방과 후 프로그램 출결 관리 등 다양한 돌봄교실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부모님의 품처럼 따뜻하게 정서적 지원을 해주며 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코로나19 이후 근무여건 등 달라진 점은?

모든 사람들이 아시다시피 코로나19 여파로 돌봄교실의 수요와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코로나19 감염병 예방관리 안내 지침에 따라 위생환경, 발열검사, 개인위생수칙 등에 대한 교육 및 실천지도 등을 준수하여 운영하는데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이용인원은 증가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많은 학생들이 생활하고 지도하는 데 불편함과 한계가 많습니다.

4. 돌봄전담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더욱 높아지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돌봄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나요?

초등돌봄교실은 전국적으로 학부모 만족도가 95%가 나왔고, 어느 지역은 99%가 나올 만큼 학부모들이 뽑은 가장 잘 된 정책으로 손꼽힐 정도입니다. 한 학교의 예를 보면 135점 중 매우만족이 104점, 만족이 31점이 나올 정도로 부모님들 특히 어머님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학교 안에 돌봄교실이 있는 것만으로도 믿음이 가고 익숙한 학교에서 안전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돌봄전담사는 정말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전문직종 인데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인정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키는대로만 하기를 바라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느끼며, 정규 교육이 아니라서 저가치로 평가되고 있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최선애

​​5. 학교 돌봄 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학생ㆍ학부모 중심의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정한 운영 시간과 조건에서 선택하는 조사가 아닌 학부모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오픈식 사전 수요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요구를 충분히 고려해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보육교사 자격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로서 노동조건과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보육교사로서의 승급(돌봄교실 근무자는 승급자격요건이 안됨)할 수 있는 경력인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육교사 2급에서 1급으로 승급이 되려면 보육업무경력이 만2년이 경과한 자로 직무교육, 승급교육 등을 맏고 승급이 되는데 초등돌봄교실은 보육업무가 아니라서 승급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학교는 돌봄교실이 교육이냐, 보육이냐를 놓고 지자체로 나가라고 실랑이를 벌이는데 보육교사인 우리들이 하고있는 업무는 보육업무가 아니라는 겁니다.

현장에선 청탁금지법, 장애인 식식개선, 아동학대신고, 양성평등 등등에 관련한 연수를 온오프라인으로 듣고있는데 직무에 관련한 연수가 필요합니다. 우리들은 보육교사로서 직무연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맞벌이 가정을 위해 운영한다고 하는 돌봄교실에서 일하는 돌봄전담사가 왜 방학중 비근무자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경북은 4,5시간 단시간 근무자가 대부분인데 맞벌이 부모를 위한 방학중 돌봄교실 운영이 8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더니 운영시간은 8시간으로 연장운영되지만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은 확대하지 않고 교실을 합반 후 오전, 오후 땜빵식으로 교대근무를 시키거나 오전시간에 학교의 교사, 방과후 강사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6. 돌봄전담사 상시전일제 전환은 왜 필요한가요?

상시전일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중 몇가지만 요약해서 말하겠습니다.

첫째,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온전한 돌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학생들이 언제든지 안전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제공 되어야 하고, 특히 방학 중에는 돌봄의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하며, 부모님들의 현실적인 근무 시간에 맞는 운영으로 돌봄 걱정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근무 시간이 길고 불규칙한 학부모들, 출ㆍ퇴근 시간에 빠듯한 학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학원 한 두 개 정도를 필수로 등록해야만 우리 아이들의 하원 시간과 맞출 수 있다고 하소연 하면서 돌봄교실 운영 시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둘째,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행정 업무에 시간이 부족한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 교수 역량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도 보다 질 좋은 교육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돌봄전담사에게도 충분한 업무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돌봄전담사가 맡아 함으로서 전담사는 긍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고, 프로그램 활동에 대한 준비 시간, 정리 정돈 시간 등을 부여함으로써 돌봄의 질이 보다 향상 될 것이라고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상시전일제가 되면 모두가 윈윈이 되는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7. 노동조합에서 요구하는 돌봄교실 정원 감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양이 아닌 질적인 돌봄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원이 감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특성, 집안 환경을 이해하고 정서적 안정, 방과후 프로그램 출결관리, 학부모 상담 등 통상적인 업무와 섬세함이 필요로 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정규 수업이 아닌 돌봄이라서 학년이 섞여 있어도 되고, 인원이 많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유치원의 경우 연령 통합 반의 경우 정원 축소조정이 되고 있기에 돌봄교실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돌봄교실 운영 초기일 때 20명 내외였던 정원이 시간이 지나면서 줄기는커녕 학부모들의 돌봄 수요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정원을 25명 내외로 늘여 놓았습니다. 29명이 넘을 경우 분반하라는 규정 때문에 실제로 29명까지 운영하는 학교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작은 교실에서 25명 이상의 학생들이 생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8. 무기계약 직종으로 전환한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처우개선는 별로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업무량과 책임감만 더 증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9. 돌봄전담사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돌봄전담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참 많습니다만,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언제나 자기를 묵묵히 응원해주고 사랑을 듬뿍 주셔서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자기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시고, 예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자기가 더 착해졌다는 2학년 남학생의 편지 받았을 때, 선생님이 모르는 것을 많이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선생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고 사랑해주셔서 자기도 커서 선생님 같은 멋지고 지혜로운 선생님이 될거라는 학생들의 편지를 받을 때

어린이집, 유치원 다닐 때 친구들과 말도 잘 안하고 어른들을 어려워 하는 아이가 돌봄교실 선생님이 너무 좋다며 자기 애착인형을 선생님께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하는 아이를 보고 감사하다고 말씀 해주시는 어머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아이가 돌봄교실 가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돌봄교실 활동이 너무 좋다고 하는 부모님들의 말씀 등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남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귀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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