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 대제, 경주 문무대왕 수중릉 앞에서 열려
하늘을 담은 무속인의 작두

 

문무대왕 추모제 및 용왕대제가 경주 문무대왕 수중릉 앞에서 열렸다.

18일, 제13회 호국신 문무대왕 추모제 및 용왕대제(아래 문무대왕 대제)가 사단법인 신라문무대왕대제보존회 주최로 경주시 문무대왕면 문무대왕 수중릉 앞 특설무대에서 이른 아침부터 해 질 무렵까지 다채롭게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사전행사와 본행사, 축하행사 순으로 이어졌다.

사전행사는 오전 8시 문무대왕 축원, 불‧부정거리, 축원행사가 진행됐다. 오전 10시 길놀이로 시작된 본행사에서는 개회식과 불교의식 제례, 삼관제가 열렸다.

축하행사에서는 이북 산거리, 이북 대감거리, 칠성‧불사거리, 대신거리, 천황장군거리, 용신 장군거리, 선녀‧동녀‧동자거리, 열두 작두거리 등 다양한 굿거리가 이어졌다. 이외에도 신명나는 대감놀이, 회심곡, 민요 명창, 바라춤, 부채춤, 예술단 축하공연, 초청 가수의 노래 공연 등이 있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천태산 오방신장 장군을 모신 함영훈 선생님의 열두 작두거리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13회 호국신 문무대왕 추모제 및 용왕대제 '열두 작두 거리'
제13회 호국신 문무대왕 추모제 및 용왕대제 ‘열두 작두 거리’

작두의 날 수에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바라는 선조들의 간절함이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작두거리는 작두 놀이, 두 날 작두, 용작두, 열두 날 작두 순으로 이어지며 무속 행사가 절정에 이를 때 행해진다.

두 날 작두는 하늘(天)과 땅(地), 음(陰)‧양(陽) 즉 해와 달을 의미한다. 용작두는 용천작두라고도 불리는데, 용천은 은하수인 미리내(銀河水, Milky Way)를 뜻한다. 열두 날 작두는 세성 즉 목성(木星, Jupiter)의 주기에 따라 12단을 쌓는다.

문무대왕 대제를 준비한 운담 유인형 (사)신라문무대왕대제보존회 이사장은 “지금과 같은 형식을 갖춰 진행한 문무대왕 추모제 및 용왕대제는 13회째이다. 하지만 매년 음력 7월 3일 문무대왕 대제를 봉행해 온 것은 1천 년을 넘도록 이어온 유서 깊은 고유문화이다. 그럼에도 우리 고유문화인 토속신앙이 홀대받고 있다. 고유문화 토속신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무왕은 즉위 21년이 되는 681년 7월 1일, 55세의 나이로 승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무왕이 지의법사에게 “죽은 뒤에 호국대룡(護國大龍)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를 수호하고자 한다”고 항상 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러한 까닭에 문무왕은 후세 사람들에게 호국신(護國神)으로 받들어졌다.

 

석각 전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사진
석각 전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사진

 

문무왕 재위 기간의 천문 기록

문무왕 시절 천문 관련 기록은 삼국사기 문무왕 본기 등 옛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그중 천문과 관련된 기사는 11회 나타난다. 문무왕은 즉위 14년(674년) 1월, 새 역법을 채택한다.

문무왕 조에서 천문 관련 첫 기사는 즉위 8년 4월 혜성이 천선(天船)을 지켰다는 기록이다. 혜성이 오늘날의 페르세우스자리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6월에는 큰 독만 한 광채(光彩)가 나와 별이 북쪽으로 날아갔다는 기사도 있다. 이는 커다란 유성체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사의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혜성 기록은 이후에도 두 번 더 나타난다. 즉위 12년 9월 혜성 일 곱 개가 북쪽에서 나왔다는 기사가 있다. 혜성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5년 7월 혜성이 북하(北河)와 적수(積水) 사이에서 나타났고, 길이가 67보가량 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혜성이 지금의 쌍둥이자리 근처에서 긴 꼬리를 이끌고 나타났다는 것을 뜻한다.

10년 12월, 달이 토성을 가리는 기사와 19년 6월 태백(太白)이 달에 들어가고, 8월에도 달이 태백(太白)을 가렸다는 기사가 나온다. 이는 토성과 금성이 달 뒤에 숨는 엄폐(掩蔽) 현상을 기록한 것으로 이해된다.

13년 1월에는 커다란 별이 황룡사와 재성 사이에 떨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큰 별똥별(火球, Fireball)이 서라벌 황룡사와 월성 사이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즉위 19년(679년) 4월에는 형혹(熒惑)이 우림(羽林)에 머물렀다는 기사가 있다. 화성이 28수 중 실수(室宿)의 우림성 즉 페가수스 근처에서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21년 정월 초하루 온종일 밤처럼 어둠이 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천문현상인지 다른 자연현상인지 구분하기 어렵지만, 햇빛이 가려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같은 해 오월에는 별똥별이 삼수(參宿)의 대성(大星)을 침범했다는 기사가 있다. 이는 별똥별이 오리온자리의 허리에 해당하는 세 개의 별(알니탁, 알닐람, 민타카)을 지나쳤음을 의미한다.

6월에는 천구성(天狗星)이 곤방(坤方)에 떨어졌다고 한다. 천구성(天狗星) 즉 소리를 내는 별똥별이 서라벌의 서남쪽으로 떨어졌음을 추정해 볼 수 있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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