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원더박스, 2020년 11월 4일, 지은이 궈징, 옮긴이 우디. 해제 정희진 1월 23일, 우한이 봉쇄되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아는 사람이 없었다. p16 어쩌다 책이 또 일기다. 난해한 글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책을 세련된 맛으로 포장하는 여성학자 정희진의 프롤로그 덕분이다.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은, 개인의 생존일기다. 전염병의 심각성을 말하기보다 단절된 마음을 회복하고 서로를 도와 치유하려 한다.작가 궈징은 페미니스트이자, 사회활동가다. 중국 최초로
스쿨버스를 타고 가는 아이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백로(白鷺, 흰 이슬)’를 만났다.마을 회관 옆 논에 거미가 전깃줄과 전봇대를 지지대 삼아 허공에다 크게 거미줄로 그물을 쳐 놓았다.새벽녘에 자욱하던 안개가 해를 만나 그 거미줄에 이슬이 방울방울 맺혀, 한걸음 뒤에서 보면 거미줄이 하얗게 보인다. 레이스는 아마도 이슬 맺힌 거미줄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지 않았을까?허공에다 과감하게 그물을 쳐 놓았지만, 바람 한 번 사르르 불면 집이 통째로 날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다.거미줄처럼 학교가 사라질까 봐 이사 온 그다음 날부
지난달 30일 경산마을학교 최영희 교감은 휴가길에 대한민국 연극제를 보기 위해 안동에 들렀다.안동에서 아침 산책길에 평화의 소녀상*을 찾던 영희 씨는 안동호텔 앞에서 ‘경북온뉴스’라고 쓰인 승용차를 발견했다.승용차에 다가가 운전자에게 길을 물었다. 운전자는 가까이 있다고 답해주면서 친절하게도 소녀상까지 동행해 주겠다고 했다. 경북온뉴스 김승진 기자였다.소녀상까지 동행하면서 김승진 기자는 영희 씨에게 안동의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들려주었다. 안동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영희 씨와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김 기자는 안동
오늘 일정은 김천 농소면 노곡리를 출발해 율곡동 주민센터까지다.농소면 노곡리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농부다. 새벽 밭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마을 입구 마당에 삼삼오오 모인다.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행진단을 맞이하고 배웅하기 위해 마을 식구들 모두 나와 계신다.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냐며 묻는다. 서로의 인사가 반갑고 감사하다. 우리 민족의 염원인 남북철도가 왜 이어져야 하는지를 듣고 텔레비전에 소개된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을 취재한 영상을 보는 것으로 평화행진단의 일정이 시작되었다.5년을 넘게 사드 배치 반
1. 5월 광주를 다루는 영화들의 경향성 잡담 영화 에서 나오듯 외신기자들에 의해 반출된 뉴스 영상을 활용한 “광주비디오” 형태의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최초로 광주의 진실을 접할 수 있었다. 해외 뉴스 다큐멘터리에 조악한 한글자막을 붙이거나, 혹은 그중 사건의 진상을 충격적으로 전하려는 목적으로 극적 장면을 부각한 영상들. 1980년대 초반부터 이런 영상들은 대학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10여 년간 나름대로 유용한 역할을 담당했다.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극영화로 해당 소재를 다루려는 시도들
1. 에서 시리즈로2014년 개봉한 진모영 감독의 는 480여만 관객을 기록해 한국의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중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작품이다. 76년간 함께 했던 강계열, 조병만 노부부의 애틋한 감정과 이별 준비를 담아내 기존 독립영화의 소재나 접근 방법과는 차별성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해당 작품은 영화의 대성공 이후 한동안 독립영화의 시장성에 주목하거나 기존 독립영화에서 덜 조명되던 노인세대를 소재로 한 작업이 늘어나는 등 흥행을 넘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
소율이에게겨울은 겨울이구나. 영하 15도라니 대단한 날씨다. 바깥에서 일을 하니 손, 발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하늘에는 눈이 펄펄 내리고 찬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작년에 보지 못한 눈을 구경하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역시 겨울은 눈 구경만 한 게 없다.겨울이면 눈썰매를 타러 다녔어. 지금처럼 놀이동산에 가서 타는 게 아니라, 들판과 산속을 들개들처럼 헤집고 다니며 타는 거지. 거북선이 근사하게 그려진 비료 포대를 들고, 눈이 가득 내린 산이나, 못 둑에 올라섰어. 칼바람이 볼을 때리고 머리칼 속에서 이마로 땀이 흘러내렸어
1_ 진화의 역사 돌아보기인위적인 전쟁이건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이건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효율과 인권은 충돌하는 것으로 치부됐다. “모두를 구할 수는 없다!”라는 말은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항상 모든 걸 대비하거나 모든 게 갖춰져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저 문구가 ‘거짓 신화’로 치부되어야 할 당위는 충분하다. 편의주의로 효율을 운운하기 시작하는 순간 면죄부가 생긴다. 우리는 ‘가난은 나라도 구할 수 없다!’ 같은 동종의 거짓 신화를 무수히 알고 있다. 이런 ‘합리’를 빙자한 전가의 보도를 쥐여주는 순간 괴물과 야만
1_ 현존하는 미국 최고 소설가 스티븐 킹 이야기 ‘살아 있는’ 소설가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가진 작가(약 3억 5천만 부!)이자 현대 미국 장르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1947년생)은 약 60편의 장편과 200편의 단편을 발표했는데, 특히 순수문학이 아닌 호러-공포 쪽으로 대중적인 집필 위주이다 보니 영상화된 작품이 엄청나게 많은 작가이기도 하다. (아마 전 세계적으로도 고전적인 거장들-예를 들어 셰익스피어-를 제외한다면 최대가 아닐까?) 그의 작품 중 극장용 영화가 약 60여 편, TV 영화나 드라마는 30여 편에 달하며, 브
1. ‘역병의 시간’을 견디기 위한 귀의처는 결국 자연코로나19로 변모한 세계는 아무래도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 인간의 오만을 비웃는 이 신종 바이러스는 아마 오랫동안 인간을 뒤흔들 것이고, 여러 공상과학물에서 미래의 청사진으로 상상되던 2020년은 인간의 역사에서 떼어내지 못한 질병의 기록에 한 획을 긋는 해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사회적 거리두기’로 상징되는 2020년의 신풍속도는 과연 얼마나 ‘사회적 고립’과 다를까? 많은 이들이 고립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는 중이고, 불안정노동에 종사하거나 일상에서 지원 없이는
보물은 신안 앞바다에 있는 게 아니었다.신안군에는 1004개의 섬이 있다. 1004개 섬에는 사계절 꽃내음이 가득하다. 2008년부터 신안군 임자도 일원에서 튤립 축제를 열어왔다. 2019년부터 마을이 주도하는 전국축제로 펼치고 있다.2020년, 코로나19 지역사회 유입 차단을 위해 4월 10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튤립 축제를 취소하게 되었고 신안군청, 신안교육지원청, 마을교육공동체, 마을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었다. 튤립축제에서 사용할 튤립을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대구와 경산에 보내기로 했다.전남마을공동체 활동가와 대구시마을공동체
3월 9일 코호트 격리 시작‘감염병 예방’이라는 명목으로, 나는 어느 날 갑자기 사회로부터 격리를 당했다. 집단 감염의 우려가 높다는 이유였다. 직원들은 “우리의 인권은 없냐”, “이렇게 강제적으로 하라면 해야 하느냐”, “가족들은 어떻게 하느냐”라며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다.우리 원의 경우에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2주간 코호트 격리에 참여할 것인지, 가정에 격리되어 있을 것인지.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3명의 교사가 코호트에 참여하지 않았다.저녁 잠자리에 누우니, 거주인 000 씨가 입소할 때가
포항에는 나의 20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학교 입학 후 학기 중은 물론 방학을 해도, 휴학을 해도 나는 포항에서 지냈다. 무기정학이 아니었다면, 아마 서른 살도 포항 바다 앞에서 맞이했을 확률이 높다. 비록 월세였지만 하나둘 살림을 꾸린 나만의 원룸이 좋았고, 집 근처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좋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 사는 동네가 좋았다. 포항 토박이도 잘 모르는 나만의 히든 플레이스도 몇 군데 있었다. 인적 드문 바닷가라던가, 구석에 숨겨진 호수 산책로라던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맛집 같은 곳들.징계 무효 확인 재판
황금 같은 두 번의 토요일을 뉴스풀 영상교육을 들으러 교육장에서 보냈다.15인치 노트북 화면에 4개의 프로그램 창을 띄우고도 새 창을 자꾸자꾸 만들어야 했다.눈과 마우스는 초점을 잃고 헤매기 일쑤였다.강사님은 조곤조곤 친절했지만 “화나셨어요?”를 우리에게 자꾸 물었다.가을 하늘은 멋지게 푸르고, 코스모스는 바람에 흔들렸지만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낮은 곳으로 카메라 렌즈를 향한다.시장통에서 만날 수 있는 어르신, 개와 주인, 친구와 이야기하는 학생, 퇴근 후 가을밤을 산책하는 사람…이들의 걷고 있는 발을 카메라 담았다.멈춰 있다
19일 오후 1시부터 생태문화축제 ‘숲愛놀이터’가 김천부곡사회복지관과 김천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체 및 주관으로 김천 강변공원에서 열렸다.참여 어린이만 사전 접수 200명, 현장 접수 100명으로 아이들에게 놀이란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준다.김천 강변공원은 나무가 우거져 그늘이 많고, 놀이터와 공연장, 생태 연못, 강변 산책로와 자전거 길, 강가 모래가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참 좋은 장소이다.김천부곡사회복지관 안수정 과장은 “생태문화축제 ‘숲愛놀이터’는 횟수로는 5회이고 KT&G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하게 된 것은 3년 차”
늦은 휴일 오후, 강변을 산책했다. 경민 씨 어깨에 한 손을 얹고 속도를 맞춰 나란히 걷는 소점 씨의 어깨에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김소점(46) 씨는 전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운동선수의 경험을 살려 헬스장을 열었고 사업은 대박이 났다.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모든 활동은 중단되었다. 소점 씨의 아이는 3살 무렵 희귀난치성 질환인 근육병 진단을 받았다.아들 경민(18) 씨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근육병이 있는 와상장애인이다. 손가락의 근육으로 전동 휠체어 조작만 가능하다. ‘경산자인학교’를 다니는 경민 씨는 오후
18일, 일을 마치고 한국도로공사로 향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를 지지, 엄호, 응원한다는 내용의 붉은 현수막이 도로공사 후문 쪽 산책로까지 빼곡히 걸려 있다. ‘완구 아빠’의 개인 현수막과 “엄마,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현수막 문구가 울컥하게 만든다.도로공사 후문에는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의 노동자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우리는 노동자임을 알린다.노래를 잘하는 노동자는 노래로, 말을 잘하는 노동자는 말로, 연대하는 대표자들은 지지와 응원의 발언으로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함께 잘 살아보자”, “우리
2월 11일!서울행 오전 7시 20분 기차를 타기 위해 3일 전인 지난 금요일, '새벽 5시 30분' 동행콜(장애인콜택시)을 사전 예약을 했습니다.왜냐하면 야간 운행(22시~07시)은 100% 예약제 운행이라 비어있는 시간을 이용해야 되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예약시간 20분 전에 동행콜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접수 량이 많아 운행이 지연중이다’예약제 운행이기에 접수를 받지 않을 텐데…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하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추운 새벽 시간 밖에서 기다리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동행콜에 전화를 해 보니 전화는 받지 않았습니다.그래도 올 거란 믿음에 장시간을 추위에 떨며 기다렸습니다.30
구미시(시장 권한대행 부시장 이묵)는 지산초등학교 공한지에 ‘꽃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작은 숲 조성’을 목표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친자연적인 학습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녹지공간을 마련해 휴식과 산책 등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명상숲을 조성하였다.지산초 명상숲 조성사업은 715㎡의 규모로 총 사업비 6천만원 가운데 50%인 3천만원은 산림청 보조금 지원으로 추진되었다. 이번 사업 대상은 '초·중등 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초·중·고등학교로, 지난해 12월 서류 및 현장 심사를 거쳐 2018년도 명상숲 조성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하였으며, 명상숲의 효율적 운영과 관리를 위해 지난 1월 19일 지산초등학교(교장 신현덕)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지산초 내 조성
정의당 박창호 경북도지사후보는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이 당당한 경북을 위한 6대 정책공약을 발표하였다.그 내용으로 ▲실버임대주택・실버임대료제 도입 ▲사회참여경로 개발·어르신 맞춤형 일자리 확대 ▲선진 장기요양체계 구축 ▲노인 차별 금지 및 학대 예방 ▲생활체육시설 할인제도 및 어르신 친화 산책로 조성 ▲원・도심을 고령친화도시로 조성 등을 공약하였다. 박창호 예비후보는 ‘6대 어르신공약 실현’을 통하여 어르신이 당당한 경북을 만들기 위해 지역의 어르신단체를 비롯한 각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노력할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