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화) ‘김천교육너머’와 ‘전교조김천지회’ 주최로 율곡동 주민센터에서 오찬호 작가의 강연회가 열렸다.오찬호 작가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 ‘1등에게 박수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또 ‘어쩌다 어른’, ‘차이 나는 클래스’, ‘세바시15’, ‘명견만리’ 등과 다양한 장소에서 우리 사회의 ‘일상 속 차별과 혐오의 씨앗들’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그 현상들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짚
“아, 잠시만. 손가락은 들어가는데 왜 안 들어가지?”당황하며 허둥대는 H에게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었다. 씻지 않은 손가락이 내 몸 안에 들어오는 게 싫었고, 싫다고 하는데도 어떻게든 하려는 그가 무서웠다. 첫 섹스에 대한 환상을 갖고 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린 걸 원한 것도 아니었다.그 무렵 나는 ‘애인=섹스’ 공식을 친구들로부터 들어온 탓에, 약간의 두려움과 묘한 설렘을 품고서 연애를 시작했다. 그렇다고 H와의 끈적한 분위기를 상상해 본 적도 없었기에, 그날의 상황이 그의 계획이었을지 몰라도 내게는 돌발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급격하게 살이 찌기 시작한 건 대학 입학 후 첫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부터였다. 누군가 인생의 최악의 시기가 언제였느냐고 묻는다면 그때를 말할 정도로, 그 무렵 나는 매일이 버거웠다. 가족에 대한 불만과 불신, 좋아하는 애와 자꾸 어긋나는 일, 학자금 대출.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고, 탈출구를 찾을 수도 없었다. 나는 정서적으로 무척이나 불안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곧잘 했다. 대개 우울함은 늦은 밤 혼자 있을 때 불쑥 나타났기에 나는 그것을 핑계로 안주도 없이 소주 두 세병을 먹다 잠들곤
2011년 1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간첩으로 몰려 사법살인 당한 죽산 조봉암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국가변란과 간첩 혐의에 대해 전원 일치로 무죄를 선고했다. 1959년 7월 31일 이승만 정권의 사법살인으로 교수형이 집행된 지 52년 만에 일이다.“조봉암은 1958년 1월 민의원 총선을 넉 달 앞두고 간첩 혐의 등으로 불법 감금·기소됐지만, 1심 재판부는 간첩죄는 인정하지 않은 채 징역 5년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의 압박을 받은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조봉암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재심 청구
1_ 초보 장애인 ‘재기’가 만난 기괴한 소우주 청년 재기는 어느 순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자신도 중상을 입는다. 피해자와 합의하는 것만 해도 형편 넉넉지 않은 주인공의 형편으로 등골이 휠 지경이지만, 이 문제는 자업자득이라 보험처리로 해결할 문제다. 여기까지는 사회적으로 종종 일어나게 마련이다.하지만 문제는 재기가 장애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팡이나 휠체어의 도움 없이는 단 2미터도 자력으로 이동할 수 없는 데다 한쪽 팔도 사실상 쓸 수 없게 되고 언어능력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후천적 지체장애인이 된 것이다. 일가친척이
봄은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다가 새로 생동하는 연둣빛 새 잎새나 따스한 날씨 같은 것이, 어른은 더 이상 되찾기 힘든 활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레 연상하게 한다. 근무하는 회사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목소리 데이터를 수집하여 하나의 AI 목소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어린이 100명에게 목소리 데이터 수집을 위해 한 명당 50개의 문장을 지시에 따라 읽도록 부탁해야 했다. 첫 문장은 이랬다.“이름, 나이, 성별을 말하세
왜? 제목을 이렇게 적었는가? 우리한테 무소유자, 착함을 요구하면서 천사가 되길 강요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착해지고 싶어 한다. 그런 착함에서 탈피하고 싶다. 사회적으로 보호를 강요받으면서 살아왔던 세월에서, 착한 척을 벗어나지 못한다. 어릴 때 사람들이 보든 안 보든 간에 사람들이 있는 데서 밤에 늦게까지 놀고, 술도 실컷 마시고 싶었고. 제일 하고 싶었던 건 클럽을 가서 방탕 생활을 해보는 것. 그런데 못한다. 아직도 내가 스스로 결정하는 게 어렵다.지난 4월 7일 오전 10시부터 하는 장애인 권리 보장 및 탈시설지원법 제정
경북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 농촌의 작은 초등학교에 연년생 두 딸을 보내면서 참 행복했다. 그러나 2011년 큰아이가 중학교를 진학하면서, 그리고 다음 해 둘째 아이까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큰아이만의 부적응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중고등학교는 적당히 타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4년간의 탈학교 시간과 두 아이의 조기 대학 입학. 그것으로 대강 경북 교육에 대한 나의 저항은 폼 나게 마무리되는가 싶었다.그러나 2019년 3월 25일 포항 Y 중학교 3학년이었던 고 김건우 학생의 죽음은 경북의 학부모로서 나를 너
2021년 12월 2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이 가석방되었다.박근혜 정권 시절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감옥에 갇힌 지 8년 3개월 만에 일이었다.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 가석방으로 그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 복권하였다. “과연 공정과 정의란 것이 존재하는가” 이석기 전 의원이 감옥 문을 나서면서 한 말이 떠오른다.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기득권 세력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정치세력이 원내에 진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위협이 된다면 기득
지난 3월 9일에 20대 대통령선거가 끝이 나고 이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정권 교체되었습니다. 현 정권이 국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투표의 결과로 드러났습니다. 촛불 민심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문재인 정권이 어쩌다 이 지경에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할 적폐 세력들이 다시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심기일전하여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기를 바라며, 그중 반드시 해결
영천 영동교 다리 상·하부 야간조명에 10억의 예산이 들었다고 한다.화려한 야간조명이 유한한 자원인 화석 연료를 갉아 만든 전기로 미래의 세대에게 환경적 부담을 지워도 될 만큼의 중요한 사업인가? 10억 예산을 들여 만든 후진성을 띤 공공시설물이라니! 우리 시민의 미적 감각과 앞서가는 환경의식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지난 대선에서 회자된 RE100의 가치를 여기 지방 소도시 영천시청은 무시해도 되는가?현재 영천시민과 미래세대의 영천시민에게 시 관계자와 예산을 승인해 준 의회 관계자는 알량한 세비와 행사의 앞줄에 설 수 있
1_ 을 통해 본 고대의 우생학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2007)은 이후에 등장한 숱한 액션 영화는 물론 대중문화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큰 인기와 반향을 얻은 ‘스타일리시’한 오락물이다. 하지만 배경이 된 2차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당시 데르모필레 전투 고증은 형편없다. 실제 역사를 뜯어고치다시피 통째로 왜곡한 내용 때문에 역사물로서는 흠결을 넘어 해로운 존재로 취급될 정도다.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노블 원작 역시 작가의 위상이나 업적보다 정치적 올바름 측면은 심각한 문제를 공유한다)특히 실
천만 비정규직의 시대,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 기후위기로 생태계 균형이 흔들리는 시대, 평화보다는 전쟁을 연습하는 시대, 국민의 안전보다는 추악한 자본을 앞세워 원전 강국을 부르짖는 시대에 평화의 섬 제주도 강정에서부터 들고일어나 월성핵발전소 앞까지 봄바람 순례단이 찾아왔습니다. 월성핵발전소 인접 주민 이주대책위가 2014년 8월 25일에 농성을 시작하고, 집회 일수 2766일을 맞은 아침이었습니다. 농성장 앞은 상여와 핵폐기물 모형 드럼통이 놓여 있었고, 상여곡이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다른 세상을 만나기 위한 봄바람 순례
대학 때 한 선배가 자신의 애인이 흡연자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함께 있던 남자들은 연신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하며 그 선배를 위로했다. 그들의 손에는 담배가 쥐어져 있었다. 담배를 피우면서 흡연하는 여자를 비난하는 그들을 보며, 당시 나는 그들이 모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는 당연히 흡연하면 안 되고, 만약 흡연을 한다면 숨겨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예능에서는 여성을 흡연자로 몰아가는 행위를 장난이라 얼버무리며 방송하고, 인터넷에는 흡연하는 여성 연예인 리스트가 게시되거나 극 중 여성 배우가
※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이 전국을 유랑 중이다. 3월 15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출발한 순례단이 17일 부산에 도착했다. 이날 부산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순례단은 새만금 공항ㆍ제주 제2공항ㆍ가덕도 신공항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공항 예정지 가덕도 외양포 마을을 사진으로 담았다. 봄바람순례단의 여정을 로 전한다. /편집자 주 가덕도를 방문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섬바로 옆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 철새 도래지 그보다 놀라운 것은 가덕도가 러일전쟁의 최전
우크라이나 전쟁 중 아이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우리 아이가 만약 총에 맞아 죽는다면 난 어떨까, 어떻게 견딜까, 또 내가 죽는다면 우리 아이는 어떡할까 생각하면서 눈물이 났다. 정말 마음 아팠다.어떡해서든지 전쟁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났고, 함께 행동하는 친구한테 심정을 얘기했다. 역에서 전쟁 반대를 위한 노래를 부르면서 전쟁 멈추게 마음 보태자고 얘기했다. 기다린 듯이 일치해 주었다. 더 간절함을 가지고 공연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방법도 생각했다.3월 17일, 구미역 소녀상 옆으로 장소를 정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간절히 바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보고 반전평화라는 큰 틀에서 조금씩 다른 고민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한 명 한 명 만나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해서 모두 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그럼에도 병역거부자들이 한 공통의 생각이 있을 듯해요. 러시아 군인이라면, 우크라이나 군인이거나 시민이라면 어떻게 할까 하고 말이죠. 이런 생각은 꼭 병역거부자가 아니더라도 여기 모인 분들도 고민해 보셨을 것 같아요.저도 이 생각을 해봤어요. 이 생각은 굉장히 조심해서 해야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한국에 있고, 물리적 전쟁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19년 11월에 처음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시작되어서 이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와 전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개개인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2020년 1월 20일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하였다. 아마 전 국민이 이렇게 1년만 잘 견디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2021년에도 여전히 코로나 감염병은 지속되었다. 작년에도 우리가 이렇게 1년만 더 버티면 끝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런데 1년만 버티면 되겠지라는 말이 벌써 2년이 되었다. 정말 이제는 사람들 모두가
경산시청 본청 앞 범죄 시설 성락원 폐지 촉구 169일차 한뇌협경산지회 이종광 피케팅 하고 있습니다 경산시청 입구에서 시장님한테“안녕하세요” 했는데, 경산 시장님 생까요ㅜㅜ 답답하다 “시설은 ‘집’이 아닌 ‘감옥’이다!”“범죄 시설 ‘성락원’ 폐지하라!” 글 / 이종광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시지회장
1_ 혼돈의 대선, 재소환된 사드(THAAD) 입장은 달라도 미래를 설계하는 비전의 제시는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그저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얕은 정략과 계산만이 난무하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지켜봐야 하는 많은 이의 가슴이 먹먹한 요즘 시국이다.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대안은 없이 그저 대중의 말초적 요구를 충족시키거나, 갈등을 부추기는 형태의 그릇된 선동이 팽배한 선거판을 보면 한숨만 나올 지경인데, 가장 고민하고 숙고해서 나와야 할 안보정책마저 긴장도 고민도 없어 보여 한숨만 나온다.그중에서도 과거 정부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