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시설 봐주기 행정, 시장이 직접 나서라” 경주시장실 찾아 거센 항의
“학대시설 봐주기 행정, 시장이 직접 나서라” 경주시장실 찾아 거센 항의
  • 박재희
  • 승인 2021.02.0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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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경주공투단, ‘경주시 범죄시설 봐주기 행정 국민감사청구 서명 운동 결과 발표 및 학대 시설 즉각 폐쇄 촉구 기자회견’ 열어
공투단 측, ‘혜강행복한집 전 원장 2심 판결 징역형에도 경주시청 묵묵부답’
시장실 항의 끝에 시민행정국장 면담 성사… 탈시설 방향에서 대책 세우고, 시장 면담 추진키로

 

경주 소재의 장애인시설 ‘혜강행복한집’ 인권유린 사건의 폭행 가해자인 전 원장이 2심 판결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장이 직접 나서 시설폐쇄와 탈시설 지원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3일 420경주공투단 기자회견 진행 모습. ⓒ420경주공투단

420장애인차별철폐경주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은 3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의 범죄시설 봐주기 행정이 인권유린 사태의 주범’이라며 규탄했다. 또한, 경주시의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소극적 조치 문제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서명운동 결과를 발표하고, ‘경주시의 부당한 행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뜻’이라며 시설 현안에 대해 경주시의 책임을 물었다.

앞서 공투단은 ‘경주시의 범죄시설 봐주기 행정’ 의혹에 대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한 달간 국민감사청구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관련 기사: “경주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봐주기 행정 국민감사청구 운동 돌입”) 총 1,901명의 시민이 연서명에 참여한 가운데, 공투단은 경주시의 부당 행정 의혹 규명을 위한 국민감사청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참여자들은 “법인과 시설 살리기에만 몰두했던 경주시 행정이 인권유린 문제를 키웠다”며, 경주시장이 직접 나서 현안을 풀어나갈 것을 촉구했다. 또한 ‘수년간 반복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문제에 모든 책임을 지고, 학대시설 폐쇄와 개인별 탈시설·자립 생활 지원계획을 즉각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강희 경북노동인권센터 이사는 “세계적은 문화유산 도시라는 경주에서 장애인시설 학대 사건을 외면하는 행정이 반복되고 있음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안강 의료폐기물 문제, 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로 시끄러운 지금, 경주시의 행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혜강행복한집과 장애인시설 학대 문제에서도 경주시의 행정은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 경주시장은 지역민들의 고통을 듣고 있느냐?”며 강하게 규탄했다.

남화자 경주장애인부모회 회원은 “가장 더울 때, 추울 때도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국민감사청구 서명운동을 할 때 많은 시민이 함께 분노하며 동참했다”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로서 내가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상황을 늘 생각한다. 자신이 돌볼 수 없어 시설에 보낸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경주시는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문제에 늘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왜 장애인차별과 학대 사건에는 이리 둔한가? 경주시는 이제라도 납득할 만한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이강희 경북노동인권센터 이사, 남화자 경주장애인부모회 회원, 배예경 경북장애인부모회 회장, 이종표 경주여성노동자회 상담실장, 황우성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배예경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 회장은 “시설을 폐쇄할 수 없는 이유를 물으니 시설에서 나오게 되면 어떡하냐고 고민한다고 한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관리의 대상으로, 학대받으며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법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가?”라며 반문했다.

특히 공익제보의 가치가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공익제보자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거주 장애인들을 폭행과 학대에 노출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회장은 “경주시는 더이상 지체하지 말라. 학대시설을 폐쇄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계획과 정책을 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공투단 측 참여자들은 경주시의 책임 있는 입장을 듣겠다며 장애인여성복지과를 방문했다. 그러나 담당부서에서 면담이 가능한 장소조차 제공하지 않자, 이에 항의하며 시장실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시청 관계자들이 시장실 출입을 막았고, 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은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가며 온몸으로 항의 의사를 표하는 등 충돌이 벌어졌다.

참여자들은 “장애인시설에서 사람이 죽고 맞는 현실이 수년간 반복되고 있는데, 경주시는 왜 외면만 하느냐”며 시장이 직접 나와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의 거센 항의 끝에, 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행정국장과의 면담 자리가 마련되었다.

 

420경주공투단 대표단과 경주시 시민행정국장 면담 모습. ⓒ420경주공투단

공투단 측은 ‘오늘 항의는 혜강행복한집 행정처분을 취소하고, 시설 이해관계자 이사를 승인하는 등 대화 자리를 돌아서면 내용을 뒤집었던 경주시 행정이 신뢰를 잃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탈시설의 방향을 가지고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면담은 필요 없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약 1시간가량 대화 끝에, 양측이 ▲시민행정국장 차원에서 탈시설의 방향에서 대책을 마련해 공투단과 협의하고, ▲탈시설 추진에 대한 의지표명을 가지고 시장면담을 추진키로 협의하면서 면담은 마무리되었다.

공투단 측 관계자는 “탈시설 원칙과 방향을 전제하지 않는 대책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습에 불과”하다며, “오늘 약속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끈질기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자들을 경주시장이 직접 나서 시설 인권유린 현안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시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420경주공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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