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북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 현장
4월, 경북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 현장
  • 김연주
  • 승인 2019.04.1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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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서 세월호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어요. 내가 지금 2학년이에요. 5년 전, 형과 누나들을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알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경주 보문에서 열린 영화 <생일> 공동체상영회에서 학생이 말했다. 촛불집회가 있으면 가려고 했는데 없다고 해서 아쉬웠다며, 영화상영회 소식을 듣고 ‘무조건’ 참여했다고 한다. 전교조경주지회와 경북노동인권센터 등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주최한 영화 <생일> 공동체상영회에는 경주지역 시민 24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경주지부 조합원과 학생, 시민단체 회원들의 참가 신청이 선착순 200명을 훌쩍 넘어 상영관을 하나 더 늘렸다. 

앞서 13일, 경주 황성동 카페 정키스에서는 단원고 졸업 후 동국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작은 기억식 in 경주’를 진행했다. 행사를 준비한 경주학부모연대 박경애 씨는 “매년 세월호 추모 행사를 해왔다. 올해는 단원고를 졸업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학생들이 중학생일 때 담임 선생님이 세월호 사고로 숨진 고창석 교사였다. 선생님 책상이 보고 싶어서 단원고로 진학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 13일, ‘작은 기억식 in 경주’에서 단원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모습. 사진 박경애
▲ 단원고를 졸업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재학 중인 세 명의 학생과 같은 대학 친구들을 비롯해 5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사진 박경애

전교조경북지부는 세월호 5주기를 맞아 경북 9개 지역(경주·구미·문경·상주·안동·영천·울진·칠곡·포항), 10개 지회에서 영화 <생일> 상영회를 준비했다. 포항에서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상영회를 주최했다. 임혜진 참교육학부모회포항지회 사무국장은 “상영관이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붐볐다. 현장에서 ‘감동 후불제’로 모금 받은 81만4천 원은 416세월호가족협의회에 후원금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 경주지역 공동체상영회 참가 신청 인원이 선착순 200명을 넘어서자 상영관 하나를 더 늘려 2개 관에서 상영회를 진행했다. 
▲ 영화 시작 전, 경북혁신교육연구소 이찬교 소장이 포항 상영회를 준비한 단체를 대표하여 발언을 했다. 287석의 상영관이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상영회를 찾았다. 사진 임혜진
▲ 울진지역 공동체상영회에서도 상영관(87석)이 만석이었다. 사진 전교조울진지회
▲ 16일, 구미역에서 열린 구미시민추모제

구미는 16일 낮부터 민주노총구미지부와 어린이도서연구회, 리멤버0416, 참교육학부모회구미지회 등 지역의 단체들이 구미역 광장에서 시민캠페인과 세월호 특별 수사단 설치 청원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오후 6시에 시작된 구미시민추모제에는 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노래 공연과 참가자 발언, 오카리나 공연과 세월호로 희생된 학생들에 관한 책 <엄마. 나야.> 낭독이 이어졌다.

서명에 동참한 고등학생은 “세월호 사고 때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같은 학생으로서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서명 참가자는 “오늘 아침에 본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 인터뷰가 생각나서 참여했다. ‘지겹다’는 말은 피해 당사자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인터뷰에서 생존자가 말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진상규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어린이도서연구회 백민선 회원이 세월호로 희생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엄마. 나야.>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 노란 풍선과 노란 종이배의 물결 위로 오카리나 연주가 흘렀다.
▲ 추모제가 끝날 때까지 시민들의 서명 참여는 계속됐다.

안동에서는 16일 세월호 5주기 분향소 운영에 이어 17일, 안동중앙시네마에서 영화 <가혜> 상영회와 추모콘서트를 진행했다. 추모 행사에 참가했던 남성희 민주노총 조합원은 “본 그대로를 말했을 뿐인데 평범했던 한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정의의 투사’가 되었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했을 뿐인데 범죄자로 몰려 경찰 수사와 회유에 시달려야 했다. 세월호를 잊고 싶다던 말, 진실 규명이 돼야만 세월호를 제대로 잊을 수 있을 것 같다던 홍가혜 씨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16일 영주역에서는 저녁 6시부터 밤 9시까지 세월호 5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오후 6시부터 노란 리본 나눔, 유가족에게 엽서 쓰기, 사진전을 진행하고 오후 7시 본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이 다같이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불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민규 단원고 교감의 이름도 불려졌다. ‘촛불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임정득 가수의 노래가 영주역 광장에 울려퍼졌다. 문화제를 기획한 우형진 씨는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우형진 씨는 영주에서 행사 전문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 16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 차려진 추모분향소. 사진 강서구 
▲ 16일, 안동문화의 거리에서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 서명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분향소에도 들러 추모했다. 사진 강서구
▲ 17일, 안동중앙시네마에서 영화 <가혜> 상영 및 추모콘서트를 마치고.
▲ 16일, 영주역에서 세월호 5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사진 우형진
▲16일, 경산 세월호5주기 촛불문화제

경산지역은 영남대학교 앞에서 세월호 5주기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찬희 회원은 세월호 희생자를 생각하며 쓴 자작시를 낭송했다. 같은 시각 남매지 야외공원에서는 남광락 민주당 시의원의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공연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추모 행사가 16일을 전후하여 경북지역 곳곳에서 열렸다. 16일 밤,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 설치 청원 참가 인원이 20만을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팽목항 바람길 (부제 : 평화의 나비)

 

벚꽃 지는 팽목항엔

파도가 일렁입니다

오늘도 바람길을 지나는 사람들 마음에

아이들의 마음 담긴 평화의 나비가

날아다니겠지요

 

오늘 우리는 소원합니다

다섯 번째 416을 추모하며

다시 올게 하고 떠난

그들을 마음속 그리며

사랑이 넘쳐나는 하늘 여행을 하고 있는 그들처럼

 

기억하는 우리들도

삶의 바람길을 거닐며

기억의 노란 리본을 매단

평화의 나비를

마음속

아이들의 팽목항 그 바다에서

날리겠다고

 

그리고 기도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

마음속 바람길

평화의 나비 날기를

 

- 2019. 4. 16 세월호 5주기

경산 촛불문화제에서, 이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