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의 제32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김규섭의 ‘붉은 태양의 모든 것’이 대상을 수상했다. 지용호의 ‘태아성운’은 최우수상에 이충현의 ‘Flying Bat and Squid Nebula’ 은 우수상에 선정됐다. 22일, 한국천문연구원은 제32회 천체사진공모전의 결과 발표에서 “이번 공모전에서는 총 271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김규섭 씨의 ‘붉은 태양의 모든 것’이 대상을 차지했다”라며 “올해 전체 응모작 중 24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알렸다.천체사진공모전은 사진 부문과 동영상 부문을 심사한다. 주제는 심우주(Deep
우리은하 중심 궁수자리 에이스타(Sgr A*) 방향에 위치한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나선형으로 정렬된 자기장 구조가 포착됐다.한국의 연구진 및 연구기관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관측을 통해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블랙홀에서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전자기파)인 편광 영상을 새롭게 공개했다. 블랙홀은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중력을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대상이다. 이번 영상은 사상 최초로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수신료의 가치’는 해야 할 일 하는 것으로 증명된다2월 7일 밤, KBS 특별대담 가 90분 동안 방영되었다. 2024년 새해 벽두에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진행하지 않은 대통령의 공개 인터뷰 특집이라 그 의의가 절대 가볍지 않은 자리였다. 하지만 방영 전부터 기대보다는 논란만 가득했다. 녹화로 진행한다고 공표했기에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논란들에 대해 과연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 것이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서 급격하게 친정부여당 성향으로 수뇌부가 교체된 KBS가 제대로 검증에 나설 수 없을
자본주의 ‘그 자체’의 정치적 모순미국의 정치철학자, 사회이론가 낸시 프레이저의 『좌파의 길,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초반부는 자본주의 경제의 제 꼬리를 먹는 우로보로스와 같은 제 살 깎아 먹는 식인 자본주의적 성질을 설명한다. 그 결과는 경제라는 영역이 사회에 무임승차하고, 돌봄 활동을 보충하지 않은 채 돌봄 제공에 필요한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것으로 이어짐을 서술한다. 그 결과 자본주의 자체를 존립하게 하는 핵심 조건들의 존재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와 사회 재생산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책의 후반부는 이러한 자본주의 시스
“한 의사가 매일 아침 출근 전 자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다. 그런데 의사는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다. 그러나 아이는 그 의사의 아들이 맞다. 어떻게 된 일일까?”내가 만난 이백여 명 남짓의 열세 살 아이들은 이 수수께끼에 금세 ‘아이가 입양아다,’ ‘의사가 새아빠다’와 같은 답을 내놓았다. 놀랍게도 의도된 정답이었던 “그 의사는 아이의 엄마이다”를 아이들이 상상해 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의사’를 생각할 때 우리 머릿속에는 가운 입은 남성의 이미지가 디폴트 값으로 번뜩 떠오른다. 비슷하게, ‘미국인’을 생각할 때 흑인-장애
요즘 책 읽기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예년과 달리 올해 독서를 열심히 하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전에 언급했듯이 몸 건강을 위해서다. 나는 저녁에 일찍 잠들어 새벽 서너 시에 깨는 편이다. 작년엔 새벽에 잠 깨면 글을 썼다. 글쓰기는 고도의 집중을 요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을 뿐만 아니라 완전한 각성 상태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다시 잠을 청하기가 어렵다. 한밤중에 깨서 그대로 아침에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몸 건강이 안 좋아졌다. 그래서 올해는 새벽에 눈을 뜨면 글쓰기 대신 독서하는 것으로 생활 습관을 바
2022년 3월 3일 오전 8시 20분 나는 학교 정문에서 피켓을 들었다. 노란색과 파란색 배경 위에 ‘STOP WAR, 전쟁 멈춰!’를 쓴 피켓이다.“선생님, 뭐 하세요?”나를 마주한 아이들이 똑같이 말했다. 표정도 비슷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이런 표정이다. 나는 퍽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비장하게 말했다. 전쟁이 일어났다고, 전쟁이 일어난 것도 모르냐고 말했다. “전쟁 멈춰!” 오른손을 펼쳐 앞으로 내밀며 외쳤다. 몇몇 아이들은 하이파이브를 했다. 우크라이나라는 나라가 있냐고, 언제부터 전쟁을 했냐고 묻는 아이
위기의 시대, 구원의 손길이 되어준 책이번이 다섯 번째 미국 방문이다.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미국 특유의 빈틈없음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사람들은 무언가 명확한 목적지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고, 그 압력을 개인이 그대로 받아내는 것이 ‘개인주의’였다. 처음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의 위압감은 30대 한국인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강도였다. 나름 작은 도시에서 전통적 문화를 접하며 살아온 나로서는 미국의 ‘거대한 파편’이 익숙하지 않고 생채기처럼 눈에 확 띄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 번의 방문 가운데, 소소한 합치를 경험
7월 21일 저녁 구미역광장에서 천주교대구대교구 5대리구 소속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생명의 물 우리의 빛’이라는 제목으로 촛불 공개기도모임이 열렸다.이날 공개기도모임에는 천주교 신자를 비롯해 사제와 수녀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의 시민단체 회원들도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행사에 참여하였다. 식전행사로 이승익 위원장(원평성당 생태환경위원회)이 ‘함께 노래 부르기’를 진행한 데 이어 기도모임 취지와 기도 지향을 소개하였다.이 위원장은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지난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
경남 합천에 약 5만 년 전 운석과 충돌한 흔적인 ‘운석충돌구(crater)’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합천의 적중면과 초계면에는 직경 약 7km의 독특한 표주박 모양의 분지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적중-초계분지로 불리는 곳으로 최근 운석 충돌로 형성된 지형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적중-초계분지는 현재까지 알려진 한반도의 유일한 운석충돌구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2020년 12월 14일 “적중면과 초계면을 잇는 분지 지형이 직경 약 200m 크기의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운석충돌구”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한국지
새로운 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먼 우주 공간에서 근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토성을 사진을 보내왔다.사진에는 토성과 아름다운 고리, 위성이 함께 담겼다. 토성의 에이(A), 비(B), 씨(C) 고리와 얇은 고리인 지(G) 고리와 넓게 분포된 이(E) 고리, 위성 디오네, 엔셀라두스, 테티스를 볼 수 있다. 토성 고리는 암석과 얼음조각으로 형성됐다. 고리를 만든 입자 크기는 모래알부터 아주 큰 산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사진은 노출 시간을 길게 하여 이(E) 고리와 지(G) 고리와 같이 희미해서 보기 어려운 고리
2043년까지 살 수 있다면 그 후로는 불멸 영생도 가능하다고 한다. 과학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덕분이다. 100세 시대, 120세 시대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방송언론, 유튜브에서는 기후 위기를 이야기한다. 기후 위기 정도가 아니라 지구의 생존, 인류의 생존을 거론할 정도다. 올여름엔 81일 동안 비만 온다 하고 엘니뇨가 폭염도 부른다고 한다. 며칠 전에 온도가 30도가 넘자 당장 오늘을 걱정하는 인간에게 인류세人類世를 거론하는 이러한 시기의 불멸 영생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불멸 영생과 인
세월호 참사 9년 차의 단상또다시 4월 16일이 지나갔다. 2014년, 사고 발생일로부터 벌써 9년이 흐른 2023년이다. 심지어 내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10주년을 맞이한다. 그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워낙에 깜짝 놀랄 일이 펑펑 터지는 한국사회에서 세월호는 마치 암석이 풍화되는 것처럼 조금씩 잊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아쉬워도 그저 자연스러운 변화와 망각이라기엔 뒷맛이 개운할 수 없는 상황인 게 문제다. 세월호 참사 발생 초반부터 정략적 의도에 의해 왜곡되고 흑색선전으로 갈라 치기를 당한 세간의 시각과 평가는 여전히 분절된 상태에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지고 있다. 과거를 잊은 민족이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본의 강제 동원, 사죄와 배상 문제,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은 일체의 과거를 묻고 한국은 이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독도에서 일본국과 한국이 합동훈련을 하고 한국의 대통령이 일장기에 경례를 하는 사태가 과연 정상적인가? 국내에는 작년에 들어선 일본에 굴욕적인 친일정권에 대한 비난만 쏟아질 뿐 정작 일본과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빈약하다. 검찰 독재만이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게 에너지를 축적
◆ 확장을 거듭하며 다시 소환되는 설국열차의 세계 첫 시작은 만화였다. 다만 청소년 대상의 ‘코믹스’가 아닌, 성인용 그림 소설 형태인 ‘그래픽 노블’에 가까운 형태다. 1970년대부터 이야기를 구상했던 자크 로브는 1984년, 그림을 담당한 장 마르크 로셰트와 함께 1권 를 출간한다. 이후 자크 로브가 사망하자 장 마리 로셰트는 뱅자맹 르그랑을 영입해 2권 와 3권 을 각각 1999년과 2000년에 선보인다. 전 3권으로 완성된 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2004년 세미콜론 출판
1. 10살에서 70살까지 스물여섯 사람이“혁명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영화를 같이 보았습니다.동산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과 어머니 세 분이 소식을 듣고 참가하셨고중학생 영은이와 선민이, 금천초 건영이네 온 가족이 와서 7명의 아이들이 함께했고마을 부녀회장님과 윗마을에 사시는 두 분이 함께했어요. 영화가 끝나고 다과를 나누어 먹고 매전중학교 다니는 15살 영은과 제주에서 온 활동가 오늘의 사회로 스페셜 토크가 진행되었어요.스물여섯 사람이 저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담소를 나누고.올해 마을 청소년들의 영화클럽을 제안하며 마무
◆ 세계 최고 흥행작 연대기, ‘영화는 영화일 뿐’임을 거부하다2009년 개봉해 현재까지 역대 영화 흥행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 그 속편 이 13년 만에 등장해 전 세계 겨울 극장가를 석권하는 중이다. 전편의 아성을 넘보긴 어려울지 몰라도 개봉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역대 흥행 10위권에 안착하며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극장가를 달군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가파른 흥행 실적을 선보이며 천만 관객을 넘보고 있다.속편 역시 전편에 이어 영화로 체험할 수 있는 영역을 확
팬데믹이라는 인류가 감당하기에 벅찬 시련 이후(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인간에게 닥쳐온 의제가 있다. 지금까지 문명의 발전, 성취 나아가 한마디로 ‘효율성’이라 정의할 수 있는 소비와 생산을 최적화하여야 한다는 진보의 시대는 이제 종언을 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 진보(발전, 발달)의 시대는 회복력(resilience) 시대로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재 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생존을 다시 생각한다’는 부재가 붙은 『회복력의 시대(The Age of Resilience)』에서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 정치, 경제
20일, 고용노동부가 ‘2022년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의 명단’을 공개했다.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사전 예고된 곳 중에서, 금년 11월까지 신규채용이나 구인 진행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436개소가 최종 공표되었다”고 밝혔다.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기업은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은데 장애인 고용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인정된 공공기관 17개소와 민간기업 419개소이다.이번 발표에서 고용의무 불이행 기업 중 대기업집단으로는 삼성의 스테코, 지에스의 자이에너지운영주식회사, 파르나스호텔, 삼양인터내셔날 등 17개 집
진한 핫초코. 마시멜로가 있다면, 3개 정도 넣어준다. 타다닥, 주위가 조용해야 들을 수 있는 마시멜로 녹는 소리. 마시멜로가 조금 녹아 더욱 진한 단맛을 갖게 된 핫초코. 핫초코를 들고 한숨을 돌려본다. 한입을 마시면 녹진한 단맛이 입안을 싹 덮는다. 따뜻한 담요를 덮은 것 같은 맛. 일을 하다 잠시, 핫초코로 한숨 돌린다. 단맛은 한번 들어오면 입안에 진하게 남는다. 오랫동안 남아 입안을 달게 덮는다. 그 입안에 남는 단맛이 좋다. 입맛을 다시면서, 그 힘으로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혹시 핫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