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의미가 큰 날이었던 만큼 대한민국 곳곳에서 그날의 참사를 기리는 행사가 있었고, 바로 전 주 토요일이었던 4월 13일에는 시청 앞 광장에서 4.16 기억문화제가 열렸습니다.행사가 열리기 한 달 전쯤, 4.16연대에서는 ‘내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시민 발언단을 모집했습니다. 저는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천체, NGC 4631’을 유족분들은 물론, 시민분들께 알릴 좋은 기회라 여겨 냉큼 지원했고 운 좋게도 시민 발언단에 선정되었습니다.
“무급으로 함께 일하기엔 너무 좋고 고마운 존재지만, 막상 임금을 지불하기엔 뭔지 모르게 찝찝하고 아깝다”라는 동료의 속마음을 들어야 했다. 1년을 근무한 단체에서는 임금을 지불할 여유가 도저히 없다며 나의 활동보조시간 일부를 동료에게 명의를 돌려서 가사보조를 얼마만큼 포기하게 하는 대신 나의 임금으로 주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가고, 급기야 몸담고 있던 단체의 안 좋은 실상들을 깨닫게 될 때 쯤 난 동료들과 자주 부딪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일터를 떠났다. - 출처: ‘생산성’ 묻는 사회, 장애여성의 노
우연한 기회에 현재 우리 사회가 겪게 된 ‘오래된 미래’들을 만나다2023년 한국 1인당 국민소득(GDP)은 32,142달러(약 4,400만 원)로 세계 22위를 차지했다. 그나마 전년 대비 8.2%가 감소한 것이다.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자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강조하는 흐름과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체감이 과연 그럴까? 오히려 ‘한국이 싫어서’ 이민을 꿈꾸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헬조선’이란 자조는 사라지지 않는 현실이다. 여러 계층에서 다양한 이유로 절망이 들끓지만 아마 그중에도 전반적으로 동의가 되는 지점
정부가 경찰을 동원하여 2월 16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옥사에서 농성 중인 두 노동자를 끌어내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노총 경북본부가 2월 14일 오전 10시 30분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앞에서 공권력 투입 저지를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 외국인 투자자본으로 구미 4공단에 있는 회사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한국에 들어와 세제 감면, 토지 무상임대 등의 혜택을 누리며 7조 7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년 10월 4일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설비가 전소하자 화재보험
‘수신료의 가치’는 해야 할 일 하는 것으로 증명된다2월 7일 밤, KBS 특별대담 가 90분 동안 방영되었다. 2024년 새해 벽두에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진행하지 않은 대통령의 공개 인터뷰 특집이라 그 의의가 절대 가볍지 않은 자리였다. 하지만 방영 전부터 기대보다는 논란만 가득했다. 녹화로 진행한다고 공표했기에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논란들에 대해 과연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 것이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서 급격하게 친정부여당 성향으로 수뇌부가 교체된 KBS가 제대로 검증에 나설 수 없을
자본주의 ‘그 자체’의 정치적 모순미국의 정치철학자, 사회이론가 낸시 프레이저의 『좌파의 길,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 초반부는 자본주의 경제의 제 꼬리를 먹는 우로보로스와 같은 제 살 깎아 먹는 식인 자본주의적 성질을 설명한다. 그 결과는 경제라는 영역이 사회에 무임승차하고, 돌봄 활동을 보충하지 않은 채 돌봄 제공에 필요한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것으로 이어짐을 서술한다. 그 결과 자본주의 자체를 존립하게 하는 핵심 조건들의 존재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와 사회 재생산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책의 후반부는 이러한 자본주의 시스
경산 주민대회 조직위(이하, 조직위)는 9일 주민대회 결과 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을 경산시청에서 개최하였다. 앞서 10월 22일 조직위는 경산 남매지 야외공연장에서 ‘주민에게 권력을! 2023년 경산 주민대회’를 연 바 있다.조직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대회에서 총 1,245명의 주민의 경산시의 예산과 순세계잉여금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연인원 2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수렴된 의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10가지 주요 요구 중 경산시가 가장 우선하여 처리해야 하는 사업에 대한 투표도 진행되었다고 밝
영화제 현장에서 사라진 감독의 이야기, 2023년 10월 9일,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현장에서 작은 사건이 터졌다.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하기로 한 감독이 사라진 것이다. 사전에 전혀 공지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영화 상영 후 부대행사를 기다렸던 이들에겐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무대에 등장해야 할 외국인 감독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고, 행사 진행을 맡을 예정이던 영화제 프로그래머만이 등장해 자초지종을 관객들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혼란은 가라앉았다. 프로그래머가 마이크를 통해 전달한 사정이 너
매일 아침, 마당을 드나드는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줄 사료와 물을 준비해둔다. 그런데 어떤 날에는 얌전히 깨끗하게 삭삭 비우고 가는데 다른 날에는 온 사방에 사료가 흩뿌려지다시피 하곤 했다. 미관상 좋지도 않고 덥고 습한 날엔 사료가 상하기에 십상이니 신경이 은근 많이 쓰이는 일이었다. 범인이 대체 누군지 잡히기만 해라 벼르게 되었다.범인은 얼마 후 밝혀졌다. 전선에 잔뜩 앉아 있던 동네 새떼였다. 참새는 아예 그릇에 퍼질러 앉아 먹었고 좀 더 덩치가 큰 비둘기나 까치, 까마귀들이 드물지 않게 출몰했다. 상대적으로 체구가 큰 새들이
위기의 시대, 구원의 손길이 되어준 책이번이 다섯 번째 미국 방문이다.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미국 특유의 빈틈없음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사람들은 무언가 명확한 목적지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고, 그 압력을 개인이 그대로 받아내는 것이 ‘개인주의’였다. 처음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의 위압감은 30대 한국인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강도였다. 나름 작은 도시에서 전통적 문화를 접하며 살아온 나로서는 미국의 ‘거대한 파편’이 익숙하지 않고 생채기처럼 눈에 확 띄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 번의 방문 가운데, 소소한 합치를 경험
천주교 대구교대구 5대리구 생태환경위원회는 천주교 창조 시기(9월 1일~10월 4일) 동안 에큐메니컬* 기도모임을 2차례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바다 투기 반대’의 뜻을 모아 촛불 기도모임을 진행한 바 있다.1차 에큐메니컬 기도모임은 창조시기 첫날인 9월 1일 금요일 저녁 구미역 후면 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었다. 2차 에큐메니컬 기도모임은 10월 3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금오산 둘레길 배꼽마당 공연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천주교에서는 해마다 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 창조시기 동
공격성향의 돌봄 대상 - 교육도 지원도 없이나는 A를 B와 함께 만났다. A는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B는 A의 보호자다. B는 A에게 필요한 일을 나에게 지시했다. 내가 밥과 물을 차려주면 A는 알아서 먹었다. 때로는 A를 데리고 산책을 다녀왔다. A는 보조기기 없이도 잘 다녔고, 집 바깥 화장실을 좋아했다. 우리는 종종 집 인근 공원의 화장실에 오갔다. A는 대소변을 본 후 뒤처리를 해 줄 필요가 없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그가 다른 사람을 깨물기도 해 문제였다. A에게는 손발톱 깎기, 목욕이 필요했고, A는 그 과정에서
조조할인 아기별꽃 부지런한 개미돈 날리는 개미메가박스 갑니다. 여덟 시 오십 분 출발이마트 지나고하나로 마트 찍고김천역으로평화시장 한 바퀴 돌고메가박스 도착했습니다. 표를 샀고조조는 9000원팝콘도 사고그 와중에 다이어트한다고콜라 대신 생수 산 거 칭찬받아마땅합니다. 영화관엔 여성 3명남성 1명이 전부여서자리는 내 맘대로 에어컨과멀찍이 앉았습니다. 과학자살인자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이름표가 달라집니다. 양심적인 과학자의 고뇌정치적 야망권력가의 횡포내 뜻과 다르면 철저히 매장하는 세상영화관람 세 시간 동안머리는 많은 생각을 합니다.
28일 오후 4시, 포항 형산오거리 포스코 협력회관 앞에서 ‘열사 정신 계승! 민주노조 사수! 2023 임금투쟁 승리! 故 하중근 열사 17주기 추모제’가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 주최로 열렸다.이승렬 건설플랜트노동조합 포항지부장은 추도사를 통해 “세월이 무척 빠르게 지나간다. 17년 전 우리가 여기에서 폭력경찰과 싸울 때가 엊그제 같다. 이 자리에만 오면 그날이 어제처럼 기억이 난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왜 왔고, 왜 이 자리에 섰는지 그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우리 노동조합을 깨기 위해서 포스코가 온갖 짓을 다 했다.
정부 고위 책임자들의 행동 중에서 한 가지 특징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닐까?시간이 지날수록 정당 간의 싸움박질 수준이 날로 흉포화하고, 그 말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장관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직을 담보하면서 문제를 제기한 상대방을 정치적인 술수 내지는 고의로 폄훼하는 것이라 욕하는 모습을 거듭 본다.며칠 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관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수사 결과 제가 김건희 여사 땅이 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면, (중략) 또는 이와 관련해
오늘 경산시의회를 다녀왔습니다.좋은 의미의 교류 방문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항의 집회로 다녀왔습니다.지난 달 29일, 경산시의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를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하던 민주당 이경원 의원이 채 5분도 되기 전에 마이크가 꺼지고 급기야 본회의장에서 끌려 나왔습니다. 경산시의회에서 벌어진 폭력적이고 믿기 힘든 사태에 대한 강력한 항의 차원의 방문이었습니다.박순득 경산시의회 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마치고 성명서를 전달하려고 의장실을 찾았습니다. 의장은 이미 프랑스로 떠나고 없
거물 정치인의 죽음으로 돌아보는 현대 이탈리아 정치실비오 베를루스코니(1936-2023)가 지난 6월 12일 세상을 떠났다. 21세기 이탈리아 정치의 한 축을 넘어 상징하는 존재였던 이 50대 총리는 정권교체가 일상다반사인 이탈리아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에서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다. 3회에 걸쳐 10년을 집권했고, 죽기 전까지도 현 이탈리아 집권여당 연합의 한 축인 ‘전진 이탈리아’ 정당 대표로 권력의 중심에서 이탈한 적이 없었다. 21세기 이탈리아 정치사에서 절반은 여당으로, 절반은 유력야당 당수로 그의 존재감은
지난 4월, 한덕수 국무총리는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학생인권만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학교폭력을 막고 제어해야 하는 교원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면서 학교폭력의 원인을 학생인권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 주장은 틀렸다. 첫째, 정순신 사태와 ‘더 글로리’는 ‘특권’이 문제다.정순신 사태는 돈 있고 권력 있는 특권 계층이 법을 이용해 본인 자식만 보호하려 했던 사안이다. 법과 제도의 틈새를 악용한 당사자를 징계하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데, 틈새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생기부 기록을 오래 남기
5월이 지나갔다. 한국현대사에서 1980년 이후로 5월은 특별하다. 근래에는 4.16이 그러했던 것처럼, 개념적 의미 자체로는 온전히 독해하기 힘든 정체성이 더해졌다. 물론 이 또한 세대가 몇 번 더 바뀌면 희미해질 테다. 영속적인 건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평범한 개인이 측량할 수 없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할 테다. 1980년 5월은 어떻게 사회적으로 기억될까거대한 역사적 사건이 낳게 마련인 문화적인 기억이 흐릿해진다는 건 전제된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작동하는 과정이다.첫 번째 경우.해당 사건을
사람들에게는 각자 정의가 미치는 범위, 즉 정의의 범위가 있다. 누구나 정의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가 미치는 영역은 한계선이 있다. 어떤 경계를 중심으로 정의의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은 존중받아 마땅하고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영역 밖에 있는 사람들은 적으로 생각되거나 비인간화되고 잔인하게 대해도 된다고 느낀다. 이들은 정의가 관장하는 도덕적 세계 밖에 존재한다.-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 2019), 147. 오래된 중재 요청의 기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