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막냇동생은 코엑스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고 싶다고 했다. 짐을 바리바리 싸서 기차를 타고 4시간 만에 행사장에 도착해 물품보관소를 찾았다. 입장하는 줄에 서서 기다리는 동안 동생은 앞에 서 있던 본인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어른들도 없이 자기들끼리 구경 온 모습을 보고 “나도 시내버스, 지하철 타고 이런 데 올 수 있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나의 대답은 “그래서 다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오려고 하는 거야. 공부 열심히 해.”였다. 서울에 사는 것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는지 그 어렸던 동생 눈에도 보였나 보다.포항
전직 대통령,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되다버락 오바마(1961~). 미국 44대 대통령(2009-2017)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현재까지는 마지막으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40대에 유일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된 지라 퇴임하고 나서도 50대라는 한창나이였다. 그래서인지 대개 퇴임 후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은퇴 생활에 머무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특이하게도 그는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한다. 그것도 단지 저명인사의 이미지로 간판격으로 출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프로그램을
본인의 10대 시절, 소위 제가 했던 덕질의 대상은 미국 보이그룹인 ‘뉴키즈 온 더 블록’이었습니다. 소녀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로(영어 공부 열심히 했지요!) 사랑을 노래할 때 거기에 푹 빠진 본인은 여생을 미국에서 보낼 줄 알았었지요.제 딸이 10대가 되어 소개해 준 그룹이 바로 ‘방탄소년단’입니다. 제가 지나온 10대 시기이기에, 딸아이도 곧 식상함을 느끼고 다른 그룹에게 관심이 옮겨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제가 오히려 딸아이보다 더 열광을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이 책은 팬들이 얘기하는 ‘굿즈’ 중
과거에도 지금도 지구에는 수많은 내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사실 나는 그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물론 관심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래도 아주 가끔씩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보는데, 자료를 찾아 읽다가 늘 중도에 포기하곤 한다. 여전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채로.핑계를 대자면, 내전의 맥락이라는 게 워낙 복잡하다. 문제의 발단에는 해당 지역 내의 종교·민족·문화 간 차이와 갈등,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통치하다가 슬쩍 발 뺀 제국주의 국가가 얽혀있다. 여기에 독립 이후의 혼란, 국제적
6월 12일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이다.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은 2002년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에서 아동노동의 실상을 알리고, 아동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제정됐다.12일, 국제노동기구(ILO)는 성명을 통해 ‘더 큰 사회 정의를 위해 아동노동에 대한 투쟁을 강화’할 것을 국제 사회에 촉구했다.국제노동기구는 성명에서 ‘모두를 위한 사회 정의. 아동노동을 끝내라!’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히며 “아동노동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회 정의와 정반대이다. (
5월이 지나갔다. 한국현대사에서 1980년 이후로 5월은 특별하다. 근래에는 4.16이 그러했던 것처럼, 개념적 의미 자체로는 온전히 독해하기 힘든 정체성이 더해졌다. 물론 이 또한 세대가 몇 번 더 바뀌면 희미해질 테다. 영속적인 건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평범한 개인이 측량할 수 없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할 테다. 1980년 5월은 어떻게 사회적으로 기억될까거대한 역사적 사건이 낳게 마련인 문화적인 기억이 흐릿해진다는 건 전제된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작동하는 과정이다.첫 번째 경우.해당 사건을
평화의 소녀상대구대학교 웅지관 앞, 경상북도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로 201 대구대학교 웅지관 건물 앞 평화의 소녀상은 2017년 12월, 전국 최초로 대학 교정에 세워졌다. 대구대학교 학생들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 비용을 모금해 제작됐다. 대구대학교 총학생회는 “인사를 건네는 모든 이에게 사랑을 일깨워주고 영원한 평화를 노래하는 소녀상이기를 기원”한다는 문구를 표지석에 남겼다. 대구대학교 학생 및 교직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에 감사드리며이 소녀상이 피해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평화와 인권의
사람들에게는 각자 정의가 미치는 범위, 즉 정의의 범위가 있다. 누구나 정의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가 미치는 영역은 한계선이 있다. 어떤 경계를 중심으로 정의의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은 존중받아 마땅하고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영역 밖에 있는 사람들은 적으로 생각되거나 비인간화되고 잔인하게 대해도 된다고 느낀다. 이들은 정의가 관장하는 도덕적 세계 밖에 존재한다.-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 2019), 147. 오래된 중재 요청의 기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세월호 참사 9년 차의 단상또다시 4월 16일이 지나갔다. 2014년, 사고 발생일로부터 벌써 9년이 흐른 2023년이다. 심지어 내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10주년을 맞이한다. 그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워낙에 깜짝 놀랄 일이 펑펑 터지는 한국사회에서 세월호는 마치 암석이 풍화되는 것처럼 조금씩 잊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아쉬워도 그저 자연스러운 변화와 망각이라기엔 뒷맛이 개운할 수 없는 상황인 게 문제다. 세월호 참사 발생 초반부터 정략적 의도에 의해 왜곡되고 흑색선전으로 갈라 치기를 당한 세간의 시각과 평가는 여전히 분절된 상태에
요즘 학교폭력이 최대 관심사다. 지난 2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대응 논란으로 임명이 취소된 정순신 변호사 사안이 계기가 되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3월 9일~10일 초등학부모와 중·고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교육을 진행하고, 3월 16일 국회 TV ‘정관용의 정책 토론’에 출연해 교육상임위원회 소속 양당 국회의원과 쟁점 토론을 했다. 3월 21일에는 민변(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동안 논의된 쟁점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 학교폭력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어떤
영구분단이 당연시되는 시대에 여전히 분단 사슬에 묶인 이들현대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 요소가 남북 분단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격동의 해방 이후 8년(1945-1953)을 거치는 과정에서 분단이 굳어진 지 70년이 지난 상황이다. 어느새 한반도가 2개의 국가로 나눠진 현실은 기정사실화되어간다. 기성세대는 (흡수통일이냐 평화통일이냐) 방향성을 막론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통일’에 대해선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간주했지만, 이후 세대에겐 분단 상태가 더 익숙해져 버린 지 오래다. 이제 한반도의
여성은 어디에나 있다. 쉽게 비가시화되고 무시당하고 누락당할 뿐. 지금껏 우리가 이루어 낸, 실현해나가고 있는 모든 투쟁 현장에는 여성이 있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베르사유 궁전의 문을 연 것은 여성 시위대였다. 남성들이 권력에 기가 눌려 혹은 자기가 가진 것을 지키고자 아무도 궁전에 쳐들어가지 못하겠다고 했을 때 몇 날 며칠을 무거운 대포를 들고 행진한 이들은 여성들이었다. 칠레 혁명 당시 끝까지 남아 정부와의 협상에서 배제된 이들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은 이들은 여성들이었다. ‘이제 끝나지 않았느냐’는 분위기
핼리 혜성 등 3건의 혜성 관측 기록이 담긴 조선 시대 천문 관측자료 ‘성변측후단자(星變測候單子)’를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사업이 추진된다.23일,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는 ‘대한민국 천문자산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비전 선포식 및 학술대회’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학회, 한국우주과학회, 연세대학교와 천문학계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천문 기록물에 대한 과학적·역사적 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유네스코 등재 관련 국내외 상황을 점검하고 기존 등재 사례 분석
수다 아기별꽃 구화산이 진달래 천지상상만으로도충분히 행복했다. 헉헉거리며마주할 진달래를 그리며오른 산등성이휑하다… 이런만개하려면 아직일주일을 기다려야겠네 분홍분홍 진달래 대신 경희 언니랑내가수다와 웃음으로온 산을 물들인다. 하산 후 집 도착그저께 주문한 연잎밥 도착앗싸…상자 열어 언니 두 개 꺼내주고하나는 전자레인지로 쏙기대하시라4분 후… 갓 지은 연잎밥구운 김 싸서입에 쏙 넣으니맛이 천국이다. 짜긍곰 주휘 님 솜씨맛납니다.고맙습니다. 오늘 세 시간 산행동행해 주신 경희 언니도고맙습니다. 하루를 사랑으로달달하게행복으로 수놓은 하루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민 청구가 2월 14일 시의회에서 수리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8월 청구인단이 제출한 6만 4,347명의 명단을 검증한 결과 4만 4,856명의 서명이 유효한 것으로 확인돼 청구 요건인 2만 5천 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수리한 날부터 30일 안에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해야 하고 1년 이내에 심사 의결을 마쳐야 한다. 참고로 서울시의원 여당:야당 비율은 7:3이다.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거나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충남, 경기, 전북에서도 진행 중이다. 학생인권을 반대하는 세력에는 일부
지난해 8월 5일 발사되어 연말 달 궤도에 안착한 달 궤도선 다누리가 시험운영을 마치고 정상적인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다누리는 지난 1월 시험운영 과정에서 위상이 변하는 지구의 모습을 보내오는 등 본격적인 임무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또한, 달 극 지역에서 태양빛을 받은 적이 없는 ‘영구음영지역’에서 물을 찾는 활동에도 나섰다.다누리가 보내온 사진에는 지구에서 달을 보는 것과 같이 한 달간 지구의 위상 변화가 담겼다. 1월 초 지구의 대부분이 그림자에 가려져 초승달 모양으로 시작한 후 보이는 면적이 점점 넓어지다 반달 모양으로 바뀐
활동지원사 성폭력 피해가 드러나기 어려운 이유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이용자는 남성이 60.51% 여성이 39.49%로1) 남성이 더 많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지원사의 경우 여성이 87.85%로 대다수를 차지한다.2) 그래서 남성 장애인이 여성 비장애인에게 서비스 받는 일이 많다.우리 사회는 아직 장애인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나아가 장애인은 무성애자일 것이 강요된다. 장애인 당사자들도 이런 사정이 괴롭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성적 주체로 인정되지 않다 보니, 소극적 차원에서의 (성적) 사생활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세계여성의날 115주년을 맞아 3.8 여성대회가 경북지역에서 열렸다.경산여성회는 8일 영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퇴행의 시대를 넘는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자”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산지역 여성·시민사회 노동단체 회원 20여 명이 참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구조적 성차별 해결을 위한 성평등 정책 추진 체계를 강화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이은주 경산여성회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1%로 27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라며 “채용에서부터 업
지난 2월 10일,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는 제4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 검토를 실시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대체복무제도 개선 등 263개 인권 개선 과제를 권고’ 했다.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Universal Periodic Review)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핵심 제도로, 유엔 회원국 간 인권상황을 정기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권고한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는 4년 6개월을 주기로 193개 유엔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며, 각
그런 낮은 둥지는 처음 보았었다. 무언가 든 둥지인지 아니면 빈 둥지인지, 그렇다면 지어지는 중인 둥지인지 혹은 지어지다 만 둥지인지는 알지 못하였다. 그중 무엇일지라도, 낮은 둥지는 다른 모든 둥지들이 그렇듯 쉬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온 둥지였다. 그러고 보면 낮은 둥지 앞에서 그것이 이미 성취한 어떤 근원적인 승리를 기억해 보는 일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새를 매혹하고, 중력을 거슬러, 무너지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쉬이 무너지지 않기.’기어이 무너진 후에도, 다시 당신에게 매혹될 새들과 중력을 거스르기.낮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