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마을 열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도시마다 하나씩은 생기는 모양이다. 낡은 달동네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싹 밀고 다 새로 짓는 새마을 운동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벽화마을이 생겨버린 탓에 조금은 식상한 것도 사실이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천에도 벽화마을이 있다. 김천시 모암동 김천의료원 옆 동산에 위치한 자산벽화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어릴 적에 두어 번 그 언덕마을을 올라가 본 기억이 있다. 좁은 비탈길에 높은 계단이 구불구불 나 있는 달동네였다. 내가 다녔던 김천 중앙초등학교 뒤편의 남산동도 이름처럼 산을 깎아 만든 동네였지만, 모암동의 산동네는 훨씬 가파른 비탈이 있었고, 유난히 더 낡은 집들이 모
피의자나 피고인들이 가장 정신적으로 괴로워하는 사건 중에 하나가 바로 성범죄다. 특히 비교적 가벼운 성추행이나 성매매, 카메라 등 촬영 범죄 등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보통 평범한 가장이나 특별한 전과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스로 느끼는 부끄러움과 성범죄를 파렴치범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알려 고민을 나누기도 꺼려한다. 이들에게는 처벌보다 가족들이 자신의 범행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을 더 두려운 일이다.이러한 성범죄의 특성을 이용하는 (흔히 꽃뱀이라 불리는) 역범죄는 항상 있어왔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남성들의 은밀하고 삐뚤어진 욕망을 파고드는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흔히 알려진 몸캠 피싱(화상채팅을 통해 남성의 알몸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하고 상대방
공소장에 적힌 죄명은 '강제추행'이었다.형사합의부에 국선을 배정받고 가장 많이 접한 죄명이니 새로울 것도 없었다. 다만, 강제추행죄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피고인도 할 말이 많은 사건이기 때문에 진실게임으로 흐르는 경향이 많아 국선으로 맡기에 그리 달가운 사건은 아니다.이 사건의 피고인 A군은 20대 초반의 젊은이였다. 피해자는 여중생 4명이었다. 범행사실은 간결했다. A군은 버스에서 여중생의 빈 옆자리에 앉아 허벅지를 쓰다듬는 방법으로 강제 추행했다.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여러 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니 범행을 부인할 여지는 딱히 없어 보였다. 사건의 진행 방향도 명확했다.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합의한 뒤 선처를 구하는 것이다.며칠 뒤 A군이
지난 2013년 '뉴스풀 협동조합'을 출범하면서 처음으로 협동조합에 대해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혼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연스레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주택을 지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그 생각은 상상으로만 끝이 났고, 언젠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꿈만 마음속에 남겨둔 채 구미 변두리에 있는 20평 짜리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마련했다. 그런데 내가 신혼집으로 고민하던 그 즈음에 실제로 협동조합으로 집짓기에 도전한 사람들이 있었다. 서울 북한산 자락에 여덞 가구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집을 지은 '구름정원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협동조합으로 집짓기'는 생면부지의 여덞 가구가 모여 2013년부터 공동주택을 짓는 과정
'그림은 신의 기억을 되찾는 것이며, 세상을 그가 본 대로 다시 보는 것을 뜻합니다'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은 독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층위에서 읽힐 수 있다. 먼저 이야기의 형식에 집중하면 하나의 살인사건과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로 읽힐 수 있고, 표면적인 내용에 무게를 둔다면 살인사건의 해결 과정과 주인공인 세큐레와 카라의 밀고 당기는 연애소설이라고 정의 내릴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표면적인 내용과 형식의 이면을 보았을 때는 이슬람과 유럽의 그림을 매개로 해서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가치관과 전통적인 가치관의 충돌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혼란과 갈등의 역사를 볼 수 있다.14세기부터 르네상스 운동이 꽃핀 유럽에서는 미술의 중심이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갔다. 인간
대법원 특별 1부는 지난 2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이 제기한 한중 FTA 보고서 및 연구 결과 정보공개소송에 대하여 원고 승소 확정판결을 내렸다.민변은 지난 2012년 8월 한중 FTA가 우리나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농업, 중소기업, 중소상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정부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정부는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였다.민변이 제기한 정보공개소송에서 법원은 1,2심 모두 협상 대응 전략과 관련된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정부는 끝내 정보 공개를 하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하였다.대법원 판결 후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는 오늘 정치자금법 상의 정당후원 금지 및 처벌조항(정치자금법 제6조)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정치자금법 제6조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 정치인 개인에 대해서는 후원회를 두고 정치자금을 기부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정당에 대해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이 정당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단하였으며, 다만 위헌결정을 할 경우 법률의 공백과 이로 인한 혼란이 우려되므로 위 조항이 개정될 때까지(개정시한 2017. 6. 30.)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에 따라 앞으로 정당도 후원회를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위 조항을 근거로 처
지난 7월 13일 구미시 형곡동 소재 부동산 중개사무실에서 발생한 일명 도끼 살인사건의 피고인 서모씨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되었다. 오늘 오전 10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형사합의부(부장판사 김태균)는 서씨의 살인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도끼를 사용하는 등 범행수법의 잔인성을 양형 이유로 들어 서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였다.서씨는 피해자와 10여년 간 사실혼 관계에 있었으며 피해자가 직업이 없다고 무시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13일 오전 10시 45분께 피해자가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찾아가 손도끼로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하였고, 같은 날 오후 경찰에 검거되었다.
보통 세계화라고 하면 우리는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세계화를 떠올린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촉발된 재화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은 거대하고 단일화된 세계 경제를 낳았고, 그 세계화된 경제 구조에 의해 정치, 문화를 비롯한 다른 모든 요소들은 주변부로 밀려나거나 혹은 흡수당한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세계화라는 흐름 속에는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사회적 요소가 연관되어 있다. 쟝 피에르 바르니에의 문화의 세계화는, 오늘날 도처에서 발생하는 세계화의 현상 중 문화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경제적 세계화가 일부 산업화된 선진국과 웬만한 국가를 능가하는
언론이 객관적이며 공명정대한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대중들은 언론을 통해서 특정한 사실에 대한 정보를 얻고 견해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언론에서 다루는 사회적인 문제들은 개인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해서 개인이 모든 사회 현안과 사건에 대해서 직접 경험 하고 주관적인 견해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우리사회의 소위 영향력있는 주류 언론들은 공정성에 대한 권위를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다. 언론으로서의 권위는 수용자들에 의해서 부여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들이냐는 반대로 그 언론이 얼마나 권위를 가지고 있느냐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리고 대중은 그들이 부여한 언론의 권위에 순종한다. 개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 방식에 따라 두 유형의 인간관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그것은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이다. ‘나-너'의 관계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서 상호 신뢰에 바탕한 만남을 가진다. 이에 반해, '나-그것'의 관계는 상대방의 존재를 '기능적인 어떤 것', 즉, 나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로 간주해 버린다. 도처에 물신화의 기제가 만연한 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 사람 대 사람의 만남이 점차 나-너의 관계에서 나-그것의 관계로 흘러가는 것이 우리 시대 비극의 전부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맺는 관계 또한 그런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음에 우울한 마음 금치 못한다. 이를테면, 방과후수업이라는 게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다가오는 27일은 구미 4공단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구미 불산사고 이후에도 매년 화학물질로 인한 누출, 화재, 폭발 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2013년 87건, 2014년 103건, 2015년 상반기 61건), 아직까지 제대로 된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산사고 3주년을 맞아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와 구미참여연대, 구미YMCA가 9월 15일 구미시청 앞에서 지역사회알권리법 제정과 화학물질관리법에 규정된 위해관리계획서 고지, 주민동보방법 및 대피메뉴얼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는 불산사고 이후인 지난 2014년 3월 2
4월 30일 저녁 7시 구미 YMCA 강당에서 구미YMCA, 구미도시교통포럼, 구미참여연대의 공동주최로 ‘구미시 낙동강 수변(둔치)개발사업 적절한가?’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이 개최되었다. 구미시는 2012년부터 구토교통부의 4대강사업 기본계획에 따라서 수상비행장, 마리나 시설, 오토캠핑장, 골프장 등의 수변개발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지역사회와 구미시의회의 반대로 2년간 예산편성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남유진 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낙동강 7경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를 내걸었고, 남유진 시장 당선 이후에 일부 용역을 실시하고 올해부터 예산이 반영되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미YMCA, 구미도시교통포럼,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본부장:권혁철)와 임지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칠곡지회장은 10월 1일 칠곡군청을 방문하여 kbs 사랑의 리퀘스트와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통해 조성된 후원금 29,240,000원을 칠곡지역의 저소득세대 아동 2명에게 전달하였다. 이번에 지원된 후원금은 저소득세대 아동 2명에게 생활안정자금 및 의료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백선기 군수는 “지속적으로 칠곡지역의 저소득아동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감사하며, 칠곡군에서도 어려운 아동을 찾아 지원하는 일에 더욱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구미맘맘맘 ‘프리마켓’을 아시나요?요즘 이런 활동들이 즐겁다. 사람들이 모인다. 소통을 한다. 지난 18일, 구미시 광평동에 위치한 ‘카페바자’에서는 구미맘맘맘 회원들의 ‘벼룩시장’이 열렸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매월 셋째주 일요일 개최하는 구미‘프리마켓’에는 장날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구미맘맘맘 지역 주부 커뮤니티에서 처음 시작한 프리마켓은 홍대나 이태원에서 자리 잡은 프리마켓 문화를 구미에 도입해서 볼거리가 접목된 카페프리마켓 형태로 진행을 하고 있다. 솜씨 있는 주부들이 각자가 제작한 핸드메이드 작품들을 판매하고 물물교환하는 벼룩시장형태라 할 수 있다. 이번 프리마켓에는 15명의 셀러 들이 각자의 제품을 내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