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모두 사실로 드러나
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모두 사실로 드러나
  • 이상홍
  • 승인 2021.03.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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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신문이 계속 제기해온 월성핵발전소의 광범위한 방사성 물질 오염수 누출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KINS)이 2019~2020년 사이 월성핵발전소 정기검사를 하면서 작성한 보고서에 방사능 오염수 누출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었다. 

특히, 탈핵신문이 방사성 물질 누출 지점으로 추정한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 및 폐수지저장탱크(SRT)에서 실제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다. 관련 보고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KINS 보고서 “배수 및 벽체 통한 누설 진행”

월성1호기 정기검사보고서 131쪽에는 “사용후연료저장조 또는 계통수(지하 매설 배관)의 누설에 의한 자연환경으로의 누출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또한 사용후 레진탱크(Spent Resin Tank) 에폭시라이너의 열화로 인하여 바닥 배수 및 벽체를 통한 누설이 진행되고 있고”라고 적혀 있다. 월성2호기 정기검사보고서 131쪽에는 “사용후 레진탱크(SRT) 내부 에폭시라이너 열화에 따라 벽체 미세균열을 통한 누수가 발생하여”라고 적혀 있다.

발췌문의 ‘사용후 레진탱크’는 ‘폐수지 저장 탱크’를 뜻한다. KINS는 매우 구체적으로 월성핵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누출을 확인하고 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그동안 방사능 오염수 누출은 없다고 발뺌했다. 2호기의 폐수지저장탱크에서 누설된 삼중수소는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 현황 및 조치계획](2020.6.23.) 자료에 근거할 때 1리터당 2억 1700만 베크렐에 해당하는 고농도 오염수다. 인근 지하수의 방사능 농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는 양이다.

 

올해 1월 18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월성핵발전소를 방문하자 인접지역 주민들이 월성핵발전소 방사능 누출 조사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라고 촉구했다. ©용석록

탈핵신문이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와 폐수지저장탱크(SRT)의 오염수 누출을 추정한 근거는 다름 아닌 한수원의 내부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이 보고서는 월성핵발전소 부지 내 27곳 관측 우물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모두 높게 나왔다. 특정 지하수의 경우 삼중수소의 농도가 1리터당 3770베크렐, 3800베크렐, 2만8200베크렐이 나왔다. 이러한 수치는 지하 구조물에 균열이 발생해 방사능 오염수가 지속해서 누출될 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수원은 별문제 없다며 ‘오리발’

월성 3호기 정기검사보고서 342쪽에는 “사업자는 발전소의 계통수가 누설되어 주변 지하수와 희석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 월성4호기 정기검사보고서 346쪽에는 “지하 관정 지하수에 대한 방사능 분석 결과에 대해 사업자는 발전소의 계통수가 누설되어 주변 지하수와 희석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작성돼 있다.

4호기 발췌문의 ‘사업자’는 다름 아닌 한수원이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면서 “배기구를 통해 정상 배출된 공기 중 삼중수소가 강우 등으로 지하수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월성핵발전소 부지의 방사능 오염이 10년 전 배경 방사능보다 100~1만 배 정도 높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확인됐다. 월성3호기 정기검사보고서 342쪽에는 “현재 측정되고 있는 월성2발전소 부지 지하수 삼중수소 농도는 2010년 12월 당시의 월성1발전소의 백그라운드 농도보다 100∼10,000배 정도까지 높아진 수준으로 확인된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한수원은 “기준치 이하”여서 별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를 취해왔다.

KINS는 월성4호기 정기보고서 346쪽에 “부적절한 유지관리 및 점검 절차와 부적절한 판정 기준이 명시된 관련 모든 절차서를 적합하게 조속히 보완하도록 요구하였다”고 적시하였으며, 한수원의 내부 기준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판정 기준”이란 액체 폐기물 배출 기준(리터당 4만 베크렐)을 핵발전소 부지의 지하수 관리에 적용한 잘못을 말한다.

 

지하 구조물 중심으로 조사 필요

경주시 조사단의 실효성 논란 속에 원안위 민간조사단 가동

경주시는 발 빠르게 ‘월성원전 삼중수소 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을 꾸리고 2월 2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첫 회의부터 공정성 시비로 시민단체 위원이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삼중수소 누출을 멸치 1g과 비교해 공분을 일으킨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의 조사단 합류를 문제 삼은 것이다. 또한, 경주시 조사단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규제기관이 빠진 만큼 실질적인 조사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다.

원안위는 2월 22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지역대표·시민단체·원자력계 각 2인으로 총 7명의 ‘현안소통협의회’를 구성해 조사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약속했다. 그동안 규제기관이 제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지 못해서 월성핵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누출이 발생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작년 12월 월성핵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이 세상에 알려지고 벌써 3개월이 지나고 있다. 이번에는 원안위가 제 기능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글 / 이상홍 탈핵신문 통신원,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출처 : 탈핵신문 2021년 3월 (86호) https://nonuke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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