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천 원의 아침밥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천 원의 아침밥 참여 대학을 2차 추가 모집한 결과 145개 대학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천 원의 아침밥은 청년층의 쌀 소비문화 증진을 위해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밥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농식품부가 학식 1인당 1천 원을 지원하며 학생이 밥값 1천 원을 낸다. 학교가 나머지를 부담한다.천 원의 아침밥 사업은 지원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농식품부는 41개교 69만 명분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지자체와 대학의 사업 참여 문의가 잇따라
#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책방. 사람을 위한 책방이 우리 동네에 있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퇴근길에 마주하는 고향 집 같은 동네 책방을 항상 원했다. 참새에게 방앗간 같은 곳이 된, 독자와 책방, 서로에게 소중한 관계가 되어버린 우리 동네 책방 멋쟁이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편지 형식의 구독 이메일링 서비스 으로 뭉친 두 책방지기, 이름에 사이좋게 ‘연’이 들어가서 ‘쌍연’이 된 ‘B급취향’과 ‘지금책방’! 인터뷰하는 동안 깨어있는 의식을 마주하는 일이 즐거웠고 사람을 향하는 책방의 모습이 따뜻했다. 아, 그래서
8일 민주노총 경북본부·지부 등은 조합원에게 빵과 장미를 전하며 세계여성의날 114주년을 기념했다.민주노총 경주지부는 8일 동국대학교병원분회, 경주월드노조, 현대IHL지회, 원자력환경공단노조 등을 방문해 장미꽃 600송이를 나누며 세계여성의날 캠페인을 진행했다. 11일에는 금속노조 경주지부 주최로 오후 1시부터 경주 황리단길에서 여성의날 기념 대시민 선전전을 한다.민주노총 포항지부는 포항지역 5개 노조를 찾아 조합원들에게 빵과 장미를 나누었다. 포항지부 김혜인 조직부장은 “코로나19와 대선이 겹쳐 매년 하던 여성의 날 집회를 열지
2년 전 그곳. 초여름 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날이었다. 하얀 천막 위로 포근한 햇살이 내려앉았다. 돗자리에는 김밥과 빵, 커피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고, 주위에는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천막 바깥으로는 연녹색의 나무들과 뭉게구름 몇 점이 보였다. 잠시 눈을 감으면 마치 소풍에 온 것만 같았다. 눈을 뜨고 천막 앞에 놓인 글자들을 읽기 전까지는 정말 그랬다. “부당징계 반대한다”, “징계 이후 한동대는 깨끗해졌습니까?”, “학교는 헌법 위에 있는가. 헌정 질서 준수하라”, “폴리아모리를 이유로 내쫓을 수
걔 학교 잘렸대. 폴리아모리인가 뭔가 그거 때문이라던데? 나도 잘 모르는데 여럿이 사귀는 거래. 애인이 자기 말고 다른 애인을 한 명 더 사귀고, 셋이 같이 산다나. 말이 되냐? 그게 그룹섹스지 뭐야. 애인 둘 끼고 있는 여자도 웃긴데 그걸 용납하는 새낀 무슨 생각이냐 대체. 애인이 다른 새끼랑 자면 질투도 안 나나. 우리 교회 목사님은 난교라고 하던데 딱 맞는 말 아니냐. 사실 그냥 바람이나 난교라고 하기 부끄러우니까 괜한 이름 붙여서 면죄부 받으려는 거지. 폴리아모리는 무슨. 아무리 포장해봤자 똥이 꽃으로 변하냐. 더러워.그 새
“너도 그 뭐 성소수자, 그거냐?” 아빠가 물었다. 마치 밥은 먹었냐고 묻듯이 가볍게. 아빠는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베이비부머’ 세대의 60대 남성,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정당을 지지하며 오랫동안 대형교회에 다니던 사람이다. 평소 ‘잘 지내고 있냐, 졸업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냐, 미래 계획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주로 하던 아빠는 비슷한 뉘앙스로 내가 성소수자인지 물었다. 그때 아빠의 질문과 나의 대답 사이에 흐른 찰나의 순간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 될 거라는 걸, 나는 직감했다.재작년
19일 평등버스가 포항에 왔다.평등버스 전국 순회 셋째 날인 19일, 평등버스 전국순회단(단장 지오)은 오전 7시부터 포항 대잠교차로에서 지역 활동가와 한동대 청소노동자 등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출근길 홍보행사를 진행했다.오전 10시에는 포항시청 앞에서 ‘차별을 금지하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전국 순회 평등버스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포항을 비롯해 안동, 울진, 영덕, 경산, 경주 등 경북지역 곳곳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에 참여했다.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평등버스의 이번 여정은 대한민국 어디에나 차별금지법 제정
“증인, 선서하세요.”“선서. 양심에 따라 숨기거나 보태지 아니하고 사실 그대로 말하며, 만일 거짓말을 하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작년 여름, 포항 법원 제1호 법정. 나는 형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내 왼편에는 검사가, 오른편 피고인석에는 한동대 학생처장이 앉아 있었다. 죄명은 명예훼손. 학생처장이 나의 실명과 함께 나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이 담긴 문자를 교회에 퍼뜨렸기 때문이다. 새삼 피고인석에 “국민”으로서 앉아 있는 학생처장의 모습이 묘하게 다가왔다. 2년 전, “국민으로서 얘기하려면 학교 밖에서 해!”라고
포항에는 나의 20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학교 입학 후 학기 중은 물론 방학을 해도, 휴학을 해도 나는 포항에서 지냈다. 무기정학이 아니었다면, 아마 서른 살도 포항 바다 앞에서 맞이했을 확률이 높다. 비록 월세였지만 하나둘 살림을 꾸린 나만의 원룸이 좋았고, 집 근처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좋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 사는 동네가 좋았다. 포항 토박이도 잘 모르는 나만의 히든 플레이스도 몇 군데 있었다. 인적 드문 바닷가라던가, 구석에 숨겨진 호수 산책로라던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맛집 같은 곳들.징계 무효 확인 재판
30일 오후 2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2민사부(판사 임영철)는 허가받지 않은 학내 페미니즘 강연회 개최에 참여한 한동대학교 학생 A 씨에 대한 무기정학처분은 무효라고 판결했다.재판부는 학교의 허가 없이 강연회를 개최한 것은 ‘징계 사유’이며, 학칙상 ‘허가 없이 집회를 주동한 자’는 무기정학 징계 대상이지만, 단순 참가자인 원고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한 것은 비례의 원칙 위반이자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라고 밝혔다.학교가 주장한 ‘교직원에 대한 불손한 언행’, ‘강연회 생중계 및 피켓을 통한 학교 명예훼손’, ‘학교 비판 언론 인
한동대 징계무효 확인소송의 마지막 변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택시에 타자마자 함께 사는 식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제 재판 끝나서 기차 타러 포항역 가고 있어요.” 오늘 재판이 어땠는지, 상대가 어떤 변론을 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이상했는지, 그래서 어떻게 반박을 했는지, 그럼에도 무엇이 우려되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통화가 끝나자, 묵묵히 운전을 하던 기사님이 기다렸다는 듯 말을 꺼냈다. “법, 뭐 이런 일 하시나 봐요.” “아, 제가 일하는 건 아니고요. 다니던 대학에서 2년 전에 부당징계를 당해서 징계
“우스갯소리지만… 어떻게 하면 학교에서 그렇게 징계를 받을 수 있어요?”“아, 모르시는군요? 제가 만든 명언인데… 노력 없이 징계 없다! 노오~력을 해야죠.” 지난달, 한동대와 장신대의 부당징계 당사자들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당사자 개그’라는 게 있다면 아마 이런 식일 거다. 일곱 명의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각자가 경험한 부당징계 사건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헐 그 학교도 그랬어요? 저희 학교가 제일 문제인 줄 알았는데.”“징계 과정도 지난하고 아팠지만, 징계 이후의 삶도 확 달라졌어요. 앞으로 뭐를
한동대학생부당징계공동대책위원회(이하 한동대공대위)는 14일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서 ‘한동대 부당징계 학생에 대한 구제 및 대책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포항여성회, 경북노동인권센터, 민주노총 포항지부, 정의당 경북도당 등 시민사회단체의 대표와 활동가 30여 명이 참석하였다. 한동대공대위 공동대표 권영국 변호사는 “오늘 한동대 학생 부당징계 무효확인 소송 첫 기일이 열린다”고 전하며, “(한동대가) 헌법에 있는 기본권을 침해하고 종교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재단했다. 학생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아
올해 초, 한동대에 ‘반기문 글로벌 교육원’이 지어졌다. 84억 원이 투입된 건물은 1,300평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개원식에서 한동대 총장은 말했다. “반기문 글로벌교육원을 통해 이웃의 필요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반기문 교육원의 핵심 가치 중에는 ‘극심한 빈부 격차 및 불평등 해결’이 있다. 교육원이 지어진 한동대가 동성애자 ‘이웃’을 ‘반대’한다고 선언하고, 페미니즘 강연을 열었다고 학생을 무기정학 시킨 학교라는 점만 빼면 훌륭한 말들이다. 한 가지
2017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 사업이었던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및 정신요양시설 실태조사’의 경북지역 조사원으로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기회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이라 불리는 곳은 종종 드나들었지만, 정신장애인요양시설을 집중해서 살펴본 것은 처음이었다. 시설과 폐쇄 병동이 합쳐진 듯 한 그곳은 대게 외딴 산골짜기 거대한 부지에 우뚝 서 있었다. 개개인의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똑같은 옷에, 똑같이 머리를 빡빡 밀고 있던 사람들, 문짝도 없이 화장실과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창의 생활실, 하루 한 번, 정해진
A: 남자 연예인 볼 때 멋지다거나 섹시하다고 느낀 사람 누구 있어?나: 공유? 유지태?A: 그 사람들 볼 때 감정이 어때?나: 음… 모르겠어. 동경?A: 그 감정에 확신이 있어? 혹시 네가 그 사람들 보면서 남자라는 성별을 인식하는 순간, 어떤 감정의 굴절이 생겨서 호감을 동경이나 선망으로 바꾸는 거면?나: 응?A: 그럴 수도 있다고. 아니면 말고. 한 번 생각해봐. 유학에서 돌아와 오랜만에 만난 A의 질문에 나는 잠시 당황했다. 이어서 A는 말했다.“난 남자랑 여자 모두에게 끌려. 바이섹슈얼이라고 하더라. 일본 가서 알았어. 한
정관 수술을 처음 결심한 건 20대 후반의 어느 봄이었다. 근처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었다. “정관 수술 예약 가능한가요?” “네,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대뜸 나이를 묻는 상황이 이상했지만, 별생각 없이 답했다. “아… 근데 20대는 좀 곤란한데, 혹시 결혼하셨어요?” 하지 않았다고 말하니, ‘그럼 곤란하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일 거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따질 생각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정관 수술을 받는데 나이나 결혼 여부가 대체 왜 필요할까. 검색을 해보니 여러 증언이 나왔다. 어리면 안 해준다, 미혼은 안 해준다, 자녀
“피고 학교법인 한동대학교와 피고 OOO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라” 열 달 동안 진행된 소송의 최종 판결이 이뤄진 시간은 채 5분도 되지 않았다. 미처 내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이뤄진 선고에 어리둥절했지만, 결과는 일부 승소였다. 사건의 시작은 재작년 12월, 페미니즘 강연을 주최했다는 이유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한동대는 나를 징계했다. 졸업을 1년 앞둔 무기정학 처분이었다. 교수와 목사들은 집단적으로 나에 대한 비방을 시작했다. 내가 맺는 관계와 사생활을 악의적으로 폭로(아웃팅)하고, 나를 “암세포”와 “곰팡이”
16일 오후 2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8호 법정에서 열린 한동대 학생 명예훼손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A교수와 학교가 공동으로 위자료 500만 원을 피해 학생에게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한동대학교 교목실장 A교수가 수업시간 중에 피해 학생의 성적 취향과 관련하여 ‘혐오 발언’을 한 사실에 대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가한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또한, 불법행위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학교법인도 사용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며, “원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하여
상대측 변호사가 변론을 시작했다. “재판부는 성소수자,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이런 말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저는 진짜 성적 지향이 무슨 학교 성적인 줄 알았습니다.” “성적 지향에 따라 차별해도 된다고, 차별해야 한다고 말한 거, 그거 제가 한 말입니다. (웃음) 그럼 안 됩니까. 남녀를 기본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 성 정체성이 서른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럼 배우자가 서른 명이 넘는 건가요. 이게 대한민국에서 도저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장장 8개월간 이어진 소송의 마지막 날이었다. 상대는 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