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때부터 착한 딸 코스프레를 시작했다. 그것이 이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다. 착한 누나, 착한 딸이 되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연기가 미숙했던 탓에 금방 눈치를 챘다. 그래서 그냥 막 가자고 노선을 바꾸고 지금의 어정쩡한 누나, 매사 불만인 딸이 됐다. (p51) 책 선물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지역 출신 작가가 쓴 책이라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하얀 무광 표지에 네임펜으로 쓴 듯 삐뚤빼뚤한 표지 그림과 제목, 핸드메이드 느낌의 앙증맞은 크기는 연필로도 줄 한 줄 허용하지 않고 소장 가치를 불러온다.이 책
1. 선거라는 스펙터클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내다 선거를 다룬 국내 다큐멘터리는 그리 많지 않다. 극영화가 상대적으로 활발히 소재로 다루는 것과 비교된다. 극영화의 경우 픽션으로 재구성할 수 있고, 스릴러에 활용하기 좋은 이점으로 상업영화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큐멘터리 사례로는 촬영감독으로 잘 알려진 박홍열 감독이 오랜 친구의 진보정당 선거운동을 담은 1, 2와, 강의석 감독이 극우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변희재의 선거운동을 동행하며 만든 정도를 떠올릴 수 있겠다. 선
1. 그레타 툰베리를 아시나요? 스웨덴 출신 2003년생 환경운동가. 201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하기 위해 2018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거부 시위를 실천하며 청소년 기후정의 운동의 상징이 된 세계적 유명인사.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적 셀럽…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대충 이 정도일 테다.사실 우리는 그녀의 이름과 10대 환경운동가라는 것 정도 외엔 잘 알지 못한다. 사실 어쩌면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온실가스 배출만은 G7 반열에 오른 국
장애인 거주시설 영덕사랑마을에서 또다시 거주인 학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영덕군이 시설 폐쇄 처분을 위한 청문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조합은 시설 청문이 예정된 15일 영덕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덕사랑마을 폐쇄와 거주인 탈시설·자립생활 추진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경북지역지부,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영덕사랑마을대책위원회 3개 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학대가 재발한 영덕사랑마을을 즉각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 시각, 영덕사랑마을 측 종사자 12여 명은 공익제보자인
시작이제는 학교에 매점이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배고픔만 아니라 마음도 채워주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잘 먹는 것은 더 큰 행복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아이는 ‘매점은 무조건 옳다.’ 평합니다.매점은 2019년에 학교협동조합의 형태로 설립했습니다. 학교협동조합을 매점 중심으로 꾸린 것입니다.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이 된 가게로 굉장히 많은 절차를 거친 끝에 사업자등록을 해서 문을 열었는데, 그런 수고로움을 자처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중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맛있는 것을 먹을 때 행복해하기 때문입니다.하
1. “까치발”의 습격에 직면했을 때 , 등의 작품으로 독립 다큐멘터리계에서 주목받던 감독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흔히 말하는 ‘경력단절여성’이 된다. 조산 때문에 걱정했던 딸 지후는 ‘까치발’로 걸음을 하는 것 외에는 별문제 없이 잘 자라는 것처럼 보였다. ‘까치발’만 뺀다면.한동안 걱정하지 않았던 까치발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병원에 간다. 간단하게 봤던 까치발은 알고 보니 뇌성마비나 자폐 증세의 전조일 수 있다고 한다. 감독은 겁이 덜컥 난다. 한 살 때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것인데도 크게 대수롭지
1. 코로나 시대, 영화제가 관객과 소통하기코로나 이후 많은 영화제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눈앞에 보이던 감독, 배우와의 만남이 사라진 공백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행사의 안정적 개최와 확대된 접근성 보장 측면에서 환영하는 이들도 많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인 셈이다.매년 9월에 열리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영화제 행사 외에도 순회상영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상시적으로 벌여 왔다. 하지만 작년 이후 온라인으로 중심을 이동해 4월에는 4.16 세월호 추모 기획전을, 5월엔 5.18 민주화운동
1. 에서 시리즈로2014년 개봉한 진모영 감독의 는 480여만 관객을 기록해 한국의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중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작품이다. 76년간 함께 했던 강계열, 조병만 노부부의 애틋한 감정과 이별 준비를 담아내 기존 독립영화의 소재나 접근 방법과는 차별성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해당 작품은 영화의 대성공 이후 한동안 독립영화의 시장성에 주목하거나 기존 독립영화에서 덜 조명되던 노인세대를 소재로 한 작업이 늘어나는 등 흥행을 넘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
경북지역 장애인시설과 특수학교 등 인권유린 문제가 반복되는 가운데, 시민사회가 “수용정책은 제도적 학대”라며 장애인과 가족들이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한 차별철폐투쟁을 선포했다.27일,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이하 경북장차연)는 ‘2021 경북지역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선포식’을 열고, 경북발달장애인지원센터, 경북교육청, 경북도청을 순회하며 규탄 기자회견과 투쟁 선포식을 진행했다.참여자들은 투쟁 선포식 첫 순서로 경상북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이하 발달센터)를 찾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발달센터는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
시민사회단체가 장애인 학대 조사를 방해한 영덕군 주민복지과 소속 공무원 A 씨를 고발하고 나섰다. 15일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이하 경북장차연)와 영덕사랑마을대책위원회는 영덕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3월 24일, ‘경상북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학대 신고에 따른 조사를 위해 장애인시설 영덕사랑마을을 방문했다. 그러나 공무원 A 씨는 조사원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상북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복지법」 에 따라 설치된 장애인 학대 대응
경산마을학교는 4월 14일 새로운 형태의 마을교육 씨앗과정 연수 “알쓸마잡”을 시작했다. “알쓸마잡”은 TV 인기 프로그램 “알쓸신잡”의 이름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 '알고 보면 쓸데없는 마을 사람들의 잡학사전'이라는 뜻이다.경산마을학교는 마을교육과 마을공동체에 대한 정보, 마을에서 일어난 일과 마을에 대한 소식 마을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지식이나 지혜를 “알쓸마잡”으로 전달할 계획이다.“알쓸마잡”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전면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대면 강의도 병행한다.“알쓸마잡” 첫 번째 이야기는 초
1_‘스파이’란 존재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초기 대표작 에서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관)의 한계”라는 명언을 남겼다. 어떤 존재에 대해 어떤 이름으로 부르느냐는 그만큼 중요한 문제다. 인류 역사와 함께한 집단 간 전쟁에서 상대국의 정보를 빼내오는 임무는 중시되었고 이를 행하는 이들은 자국에선 애국자이자 영웅으로, 적국에선 간첩이나 스파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정체가 들통 나면 이들이 겪게 될 위험은 어마어마했다. 혈연이나 인맥으로 이어진 의리, 국가에 대한 충성, 성과에 포상으로 주어질 부와 명예에
15일, 대구고등법원 제1-2형사부(주심판사 조진구)는 경주시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에서 팀닥터 행세를 해온 안주현 운동처방사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팀닥터 안주현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판결 이후 검찰은 “이 사건 범행의 중대성, 범행의 경위, 피해자 수와 피해 규모 등이 상당하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지만, 대다수의 피해자가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라
장우근 씨는 올해 1월 2일부터 ‘포항바이오파크’에서 일하고 있다. 포항바이오파크는 사회복지법인 선아랑복지재단이 위탁운영하는 장애인 근로작업장으로,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설립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이곳에서는 녹차, 커피와 같은 차와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품이 생산·판매되고 있다.우근 씨는 작년까지 경북피플퍼스트위원회에서 자조모임과 사업진행을 담당하는 팀장이었다. ‘경북피플퍼스트위원회’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자조모임을 꾸리고 주도적으로 권리옹호 활동을 하는 단체다.피플퍼스트 활동을 하는 동안, 장애인인권 이슈와 관련된
1_ 현대 한국 사회에서 ‘시’의 거처 입시 준비에 모든 게 맞춰진 한국 제도 교육에서 청소년기에 시를 접한다는 행위는 잘 정리된 문제풀이 해설집을 암기하고 숙지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시를 음미하고 작가의 의도를 상상하기보다는 정답지를 찾는 데 집중하기도 시간이 모자라다. 소설 등의 산문은 그나마 답을 구하기 쉬운데 절제와 은유가 기본인 시란 문학 형식은 미지의 세계다. 자연히 대학 진학 후 국문과나 문예창작과가 아니라면 시를 접할 일이 없다. 그렇게 시는 버려진다.시를 쓰는 이를 시인이라 부른다. 하지만 한국의 연재
17살 정유엽공공의료를 앞당기는 등불이 되다 봄이 왔구나바람은 부드럽고햇빛은 따뜻하여천지 들산에 풀들이 돋아나고나뭇가지에 연분홍 꽃들이 피어나는구나 뭇 생명들이 깨어나는데유엽아, 너는 어디에 있느냐이 봄엔 너도 해군사관학교를 가고 멋진 모자를 썼을 텐데애통하고 절통하여라 너의 마지막 순간들이마는 끓어오르고몸이 녹아내리는 고통으로 신음소리를 낼 때의사와 간호사는 책임을 피하고,병원은 진료를 거절하고 치료도 거부하고따뜻함도 보살핌도 위로의 말도 없이속수무책으로 아픈 네 몸을 피검체로 내맡겨야 했던이 생에서의 너의 마지막이애통하고 절통하
지난 2020년 11월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에서 지역 여성 조직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우리 동네 정의당 페미니즘 모임”을 공모했다. 당시 정의당구미시위원회창당 3주년 기념행사(코로나로 인해 개최하지 못함)를 준비하는 와중에 김경순 위원장과 김희정 여성위원장의 제안으로 공모에 신청했다. 선정 결과 10개 모임 중에 구미시위원회의 “(잘) 보이는 여자들” 모임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선정된 후 정의당구미시위원회 밴드에 공고하여 참여할 인원을 모집한 결과 당원 8명과 비당원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어서 모임 구성의 여러 조건 중 하나인 여
1. ‘야만의 시간’을 기억하라나치가 자행한 반인륜 범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이는 아무도 없다는 말이 있다. 인류 최악의 제노사이드가 벌어졌다는 것을 역사를 배운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역사는 다만 숫자에 대한 강박이나 이후 정치적 논쟁에 따른 진영 대립으로 희석되어갔다. 진정 유의미한 논의들은 잊히고 현재의 이해관계를 위해 과거의 역사는 동원될 뿐이었다. 나치의 대학살은 인간 이성과 근대 합리성에 대한 깊은 회의와 불신을 낳았다. 인간의 지식과 이성이 고도화될수록 학살은 무자비해졌고 과정은 효율적이 되었으니.
3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경주시 트라이애슬론 선수단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해 경주시장과 경주시 체육회장,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인권침해 관련 개선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인권위는 경주시 ‘직장운동부 감독의 선수에 대한 폭행 등 인권침해’ 사건 결정문에서 지자체의 체전 성적 만능주의와 선수단 운영에 대한 방임을 사건의 원인으로 주목했다.인권위는 최근 경주시가 트라이애슬론 여자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여자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을 사실상 해체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이어 검찰과 경찰 등의 조사에서 피해 사
김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공간1692’(김천시 농성면 용시길 169-2) 개소식이 20일과 21일 열렸다.공간1692는 김천교육너머와 전교조김천지회, 식생활교육김천네트워크, 김천로컬푸드협동조합 등 4개 단체가 함께 만들었다. 앞으로 각 단체 사무공간과 카페, 친환경농산물 매장으로 운영한다.이동욱 김천교육너머 대표는 “김천 진보 운동의 토대가 마련된 것 같다. 네 개 단체가 한데 모여 함께 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보수적인 김천지역에서 진보단체가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공간1692는 김천교육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