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은 어릴 적에 어머니에게서 행복이 인간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 그래서 레넌은 학교에서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나? When you grow up, what do you want to be?”라는 물음을 만나자 “행복”이라고 답했다.알다시피, 영어에서 be 동사의 보어로 ‘형용사’와 ‘명사’ 둘 다 올 수 있는데 두 경우에 따라 동사의 의미가 각각 ‘~이다’와 ‘되다’로 달라진다. 레넌의 천재적인 유머는 이 차이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넌 장차 뭐가 되고 싶냐 What do you want to be?”는 질문을 “넌 장차 어떤 삶을 살고 싶냐 What do you want to be?”는 뜻으로 해석해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I want to be happy”라
공소장에 적힌 죄명은 '강제추행'이었다.형사합의부에 국선을 배정받고 가장 많이 접한 죄명이니 새로울 것도 없었다. 다만, 강제추행죄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피고인도 할 말이 많은 사건이기 때문에 진실게임으로 흐르는 경향이 많아 국선으로 맡기에 그리 달가운 사건은 아니다.이 사건의 피고인 A군은 20대 초반의 젊은이였다. 피해자는 여중생 4명이었다. 범행사실은 간결했다. A군은 버스에서 여중생의 빈 옆자리에 앉아 허벅지를 쓰다듬는 방법으로 강제 추행했다.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여러 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니 범행을 부인할 여지는 딱히 없어 보였다. 사건의 진행 방향도 명확했다.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합의한 뒤 선처를 구하는 것이다.며칠 뒤 A군이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내의 방학기간에는 오전 일상이 이러하다.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바래다주고, 아내와 어디든 가서 어떤 종류의 브런치를 먹는다. 바쁜 하루하루,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이때밖에 없고, 이 시간마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삶의 맥을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서로 말없이) 하고 있다. 서로의 맥을 놓치는 순간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까마득히 멀어질 것도 알고 있고, 어느 날 문득 어깨를 부딪치는 순간,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생경함을 맞이하게 될 거란 것도 알고 있다.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가능한 한 쉽게 해야 된다. 생활처럼. 그러므로 ‘의무’를 요구해선 안 된다.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 세월이 흐르면서 알게 된 것은 (누
지난 2013년 '뉴스풀 협동조합'을 출범하면서 처음으로 협동조합에 대해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혼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연스레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주택을 지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그 생각은 상상으로만 끝이 났고, 언젠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꿈만 마음속에 남겨둔 채 구미 변두리에 있는 20평 짜리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마련했다. 그런데 내가 신혼집으로 고민하던 그 즈음에 실제로 협동조합으로 집짓기에 도전한 사람들이 있었다. 서울 북한산 자락에 여덞 가구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집을 지은 '구름정원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협동조합으로 집짓기'는 생면부지의 여덞 가구가 모여 2013년부터 공동주택을 짓는 과정
허리의 통증, 즉 요통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생겨난 질환으로, 일생 동안 약 80%의 사람들이 한번 이상 요통으로 고통을 받는다. 한번도 요통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인 것이다. 네발로 걸어다니는 동물에게는 없고, 오직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질병이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치질, 축농증 그리고 요통이 그것이다.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부터 우리 허리의 척추에는 중력으로 인한 상당한 부하가 걸리게 되고, 따라서 척추 중에서 가장 하중이 많이 걸리는 5번 요추(허리척추)와 1번 천추(꼬리뼈 척추)사이에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어쩌면 네발로 기어다니도록 설계된 본래의 운명을 거부하고, 당당하게 걸어다니는 방식을 선택한 인류의 운명적인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인류
집을 나서기만 해도, 이 사회의 딜레마를 눈앞에서 빤히 보곤 한다.예를 들어, 지난달에는 깨진 스마트폰 유리창을 갈러 삼성 서비스센터에 갔다. 서비스센터 옆에는 삼성제품 매장과 엘쥐제품 매장이 나란히 있는데, 이 뜨거운 여름에 젊은 여성 두 분이 춤을 춘다. 저 쪽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나는 대부분의 이런 종류의 사례를 만나면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을 버는 일이 인권침해를 담보로 하고 있다면 하지 않는 것이 나은 것이며, 그것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도록 정책을 변경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다.젊은 여성 두 분이 ‘제품’을 위해서 춤을 추는 것은 불편한 일인데, ‘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고 한다면 그들은 직업을 잃는다. 이게 이
공휴일을 맞이하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내와 딸 둘을 데리고 근처 도리사 입구, 파전 파는 식당에 가서 산채비빔밥 2개, 시원한 잔치국수 1개, 돼지 숯불구이를 점심으로 먹고(미사리풍 포크송에 맞춰 OB 병맥주도 딱 한 병 먹었음.) 자판기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뽑아먹었다. 아이들에게는 사과 주스를 뽑아주었다.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 아줌마를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나 같아도 배우자와 산에 안 오겠다.돌아오는 길에, 여섯 살 첫째는 빈 깡통에 입을 대고 장난을 쳐보더니,“아! 아! ‘엉뚱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뒷자리에서 뉴스보도를 하기 시작했다.깡통 입구에 입을 대고 말을 하면 울리기 때문에 마이크 소리 같다.“오늘 저녁 아홉시에 귀신과 괴물이 나타납니다. 대피하시...든지요
밥 먹을 곳을 찾다가 아무런 보리밥집에 갔다-형곡 시립 도서관 앞이다. 간판에 그냥 ‘보리밥’이라고 쓰여 있었다. 뭐, 국수라도 먹지, 뭐... 하는 마음으로 들어서자마자 주인아줌마가 ‘한 명?’ 이라고 해서 ‘네, 한 명!’이라고 대답하곤 구석자리에 앉았다. 보리밥 비빔밥과 된장찌개, 정구지찌짐(부추전) 조금과 짠지, 꽁치구이 한 마리가 1분도 안되어 나왔고, 게걸스럽게 먹고 커피 한 잔 했다.사실 나는 이런 곳을 좋아한다. ‘주는 대로 먹어!’라고 하는 곳 말이다. 현대 사회는 어딜 가나 선택지가 너무 많다. 커피도 종류가 너무 많고, 맥주도 종류가 너무 많으며, 노트북도 따지려면 일주일이 걸리는 거다. 우리는 선택의 시간을 얼마나 많이 보내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선택의 자유는 스스로의 것처럼
갈등사태에서는 누구든 입을 떼는 순간 이 편 아니면 저 편을 들게 되어 있다. 첨예한 대립 상황에서 중립적 입장의 표명이란 있을 수 없으며, 심지어 사태와 무관한 발언을 하더라도 어느 한 쪽을 이롭게 하고 다른 한 쪽에 타격을 가하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시시비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누가 옳은지 관심 없다. 이젠 지겨우니 그만 하자!”라는 식의 발언은 중립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다. 세월호 사태에서 중립을 가장한 이런 식의 발언들이 유가족들의 힘을 빼고 상처 난 가슴에 못 질 해대는 것을 우리는 숱하게 봐 오고 있다. 최근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박유하 교수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도 우리는 ‘당파성’이란 차원에서 짚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제
인구 40만, 학생수 6만의 도시 구미에서 교육문제는 많은 논의점이 필요하지만 ‘입시’의 관점에서 구미교육의 문제와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더구나 이미 오랜 기간 구미지역의 교육문제 중 가장 큰 이슈로 다루어져 왔던 ‘고교 평준화’ 문제는 구미지역의 교육문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교 평준화 정책’은 고등학교 입시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하는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해소하고, 학교간 서열화를 방지하여 평등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루어져 왔다. 구미지역 또한 비슷한 문제로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구미지역에서도 고교평준화를 위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그러나 평준화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많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동조합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한 싸움이 6개월을 넘어 어느새 200일이 다 되어간다.지난 6월 30일 ‘전기 공사를 실시하니 하루 출근하지 말라’는 휴대폰 문자로 시작된 170여 명에 대한 집단 해고로 길게는 9년간 일해 온 일자리에서 길거리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복직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일본계 기업인 아사히글라스는 디스플레이 패널용 유리를 제조하는 회사로 정규직은 800여명이고 사내하청업체는 GTS, 건호, 우영 등 3개가 있다. 지난 2005년 아시히글라스는 경상북도, 구미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5년간 국세 전액 감면, 15년간 지방세 감면, 50년간 토지 무상임대(17만평) 등의 엄청난 특혜를 받았다.반면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9년간
2015년에 담배값이 거의 두배 인상되어 5000원이 되었습니다. 담배 안피는 저 같은 사람이 야 상관없지만, 애연가들에겐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셨을 테죠. 정부는 담배값을 올림으로서 금연을 유도하여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목적이 있을 뿐, 정부의 세수증가를 위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강변했습니다.그럼, 담배값이 올라서 흡연자가 진짜로 줄었을까요? 10월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담뱃세 인상 10개월 만에 담배 판매는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합니다. 담뱃세 인상으로 판매량이 주춤했던 것은 잠시, 7월 담배 판매량은 3억5000만갑으로 최근 3년 월평균 판매량인 3억6200만갑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하네요. 금연 효과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오히려 담뱃세 인
삶은 ‘살음’이고 여기서 ‘사람’이란 말이 생겨났다. 삶은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가 전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삶의 행불행도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로 말미암는다. 서로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선 ‘주고받는 관계’, 즉 ‘기브 앤 테이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아닌 인간을 오직 인간으로서만 만나는 관계에서는 ‘give and take’가 ‘giving is taking’ 즉,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 되고, 너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되는 역설이 성립한다. 교사인 사람이나 아이를 낳아 길러본 사람이라면 이 같은 기쁨을 맛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사나 어미가 아닌 사람도 “너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되는” 것을 일상적으로 경험함에도 우리는
지난 12월 29일 뉴시스에서 ‘구미시의회 A의원이 지역구 주민으로부터 자녀 취업알선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의 국회의원이 성폭행 의혹사퇴와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구속기소로 지역사회가 큰 충격을 받은 가운데 제기된 의혹이라 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뉴시스 보도내용에 의하면 ‘구미시에서 세탁업을 하는 주민 B(62)씨는 지난해 7월 구미시의회 A의원에게 B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한 자신의 아들 취업을 부탁하기 위해 은행에서 500만원을 대출받아 A의원에게 돈을 송금하였으며, 이후 A의원은 아들 취업결과를 물어보는 B씨에게 1년이 지나도록 취업을 알선해 주지 않아 이에 격분한 B씨가 A의원에게 돈을 돌려 달
'그림은 신의 기억을 되찾는 것이며, 세상을 그가 본 대로 다시 보는 것을 뜻합니다'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은 독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층위에서 읽힐 수 있다. 먼저 이야기의 형식에 집중하면 하나의 살인사건과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로 읽힐 수 있고, 표면적인 내용에 무게를 둔다면 살인사건의 해결 과정과 주인공인 세큐레와 카라의 밀고 당기는 연애소설이라고 정의 내릴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표면적인 내용과 형식의 이면을 보았을 때는 이슬람과 유럽의 그림을 매개로 해서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가치관과 전통적인 가치관의 충돌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혼란과 갈등의 역사를 볼 수 있다.14세기부터 르네상스 운동이 꽃핀 유럽에서는 미술의 중심이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갔다. 인간
‘희귀조’라는 뜻의 레어버드Rare Bird는 1970년대에 활약한 영국 출신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이다. ‘프로그레시브 록’이란 ‘진보적인progressive 록’이란 뜻인데, 진보적이라 함은 음악의 형식에 있어 기존의 진부한 대중음악 스타일에서 벗어나 진일보한 양식을 취한 것을 말한다. 1960년대 중반 로버트 무그 Robert Moog 박사가 발명한 무그 신디사이저에 힘입어 태동한 프로그레시브 록은 크게 두 갈래의 조류가 있었다. 하나는 인스트루멘털(연주곡) 위주의 클래시컬한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로 무디 블루스, 프로콜 하룸, 이머슨 레이크 & 팔머(ELP) 등인데, 이들의 음악은 아트 록(art rock)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핑크 플로이드로 대표되는 것으로서 몽환적 사운드와 함께 비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이렇게 따뜻하게 만날 순 없을까?나는 가능하다고 본다.현생인류의 출현 이후 1만5천 년쯤 지났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인간 본성은 부정에 부정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심청전]이라는 괴기소설에서 보듯, 바다 신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야만의 문화가 종식된 지 불과 몇 백 혹은 몇 천 년 밖에 안 된다. 앞으로 몇 백 혹은 몇 천 년이 흘러 물질세계에 대한 이해력(과학지식)이 발전해 현재 가장 똑똑한 과학자의 지식이 칠푼이 같은 인간에게도 상식으로 자리 잡는 시대가 올 것이다.(사실 오늘날 우리가 품는 과학지식은 갈릴레오 수준 이상이고, 고대사회에서 최고의 천재였던 아리스토텔레스를 훨씬 능가한다). 그런 때가 되면, 주술에 의존하던 시대에 인간이
보통 세계화라고 하면 우리는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세계화를 떠올린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촉발된 재화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은 거대하고 단일화된 세계 경제를 낳았고, 그 세계화된 경제 구조에 의해 정치, 문화를 비롯한 다른 모든 요소들은 주변부로 밀려나거나 혹은 흡수당한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을 관통하고 있는 거대한 세계화라는 흐름 속에는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사회적 요소가 연관되어 있다. 쟝 피에르 바르니에의 문화의 세계화는, 오늘날 도처에서 발생하는 세계화의 현상 중 문화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경제적 세계화가 일부 산업화된 선진국과 웬만한 국가를 능가하는
공자가 ‘春秋’를 짓자 뭇 제후들이 두려워했다고 한다.춘추시대 패자들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고 못할 일이 없었다. 이렇게 광폭한 제후들을 교화시킬 현실적인 도리는 없었다. 공자는 오직 역사책을 지어 후대의 명예를 위해 그들의 무도한 생활에 절제를 요구하는 방법만이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이른바 ‘역사책’이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이야기다. 공자의 이 춘추필법은 동양의 역사서술방식에 하나의 전형이 되었고 후대 사마천 이후 많은 역사가들의 표상이 되었다. 이처럼 동양의 역사학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의 기능으로서 그 출발을 하였던 것이다.우리나라 역시 유교적 통치가 천년 가량 지속되는 과정에서 역사가는 우대되었고 역사가의 전문성과 사료의 보존을 위해 무진장 애를 썼다. 실록 편찬의 기초
살다보면 내가 누구인지를 매번, 그것도 있어보이게 포장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참 피곤한 일이다.2011년 5월 살인배추가 결성됐다. 그리고 우리는 구미 예스락페스티벌을 준비했다.당시 예스락 페스티벌은 지역 인디밴드들에게는 가장 큰 무대이면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러다보니 구미지역 밴드들은 이 페스티벌이 일년 중 가장 중요한 공연이기도 했다. 우리 역시 이를 준비하기 위해 참가 지원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참가 지원서 항목을 보고 우리는 당황했다.지원서에는 밴드 소속 멤버들의 개인 신상을 적게 되어 있었는데, 거기에 각자의 직장을 적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밴드가 지향하는 음악 장르나 성격 등에 대한 건 한 줄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멤버들의 직장과 주소를